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11-2012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을 제압했다.

맨유는 14일 자정(한국시간) 잉글랜드 웨스트브롬위치 더 허손스에서 열린 웨스트브롬위치와의 2011~2012 시즌 EPL 첫 경기에서 웨인 루니와 '이적생' 애슐리 영의 맹활약을 앞세워 2-1로 승리, 승점 3점을 챙겼다.

지난 시즌 원정경기 승률이 시원치 않았던 맨유가 원정경기로 치러진 새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둔 점이나 같은 EPL 개막전에서 리버풀, 첼시, 아스널 등 라이벌팀들이 모두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에 그쳤다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맨유의 이번 시즌 개막전 승리는 일단 성공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나 팀워크, 그리고 경기력 등의 축구 자체적인 요소를 차치하고라도 지난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맨체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 결승에서의 짜릿한 역전승에 이어 자칫 껄끄러울 수 있었던 원정 개막전 승리로 장식한 점은 맨유의 시즌 초반 기세를 '승리의 기세'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날 웨스트브롬위치를 상대한 맨유의 선발 베스트11의 평균 연령이 24세에 불과했다는 점은 맨유 구단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올 시즌 리그 우승을 위한 최상의 스쿼드 구성을 추구하는 한편으로 맨유의 미래를 준비하는 스쿼드를 구성하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비치고 있다.

개막전에서 나타난 맨유의 전력을 살펴보면 일단 수비라인의 불안감이 먼저 눈에 도드라져 보인다.

에브라-'퍼디치 콤비'-하파엘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은 이미 구멍을 나타내고 있다.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에브라가 지난 '커뮤니티실드'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약 3주간 결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개막전에는 파비우가 그 자리를 메웠고, '퍼디치 콤비'는 웨스트브롬위치와의 개막전에서 경기도중 나란히 햄스트링에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알려진 바로는 퍼디낸드는 6주, 비디치는 2주 진단을 받았다. 이들이 교체되어 나간 자리에는 조니 에반스와 필 존스가 투입됐다. 여기에다 게리 네빌의 뒤를 받치고 있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하파엘도 어깨 부상으로 10주 진단을 받은 상태다. 개막전에는 스몰링이 출전했다.

다행스럽게도 웨스트브롬위치와의 개막전에서 이들 4백 라인은 1점만을 실점하는 준수한 결과를 이끌어 냈지만 앞으로 4주간 토트넘, 아스널, 볼튼, 첼시 등 껄끄러운 상대들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전 선수들의 공백은 시즌 초반 맨유의 발목을 잡을 위험 요소다.

맨유의 수비진 가운데 사실 가장 위태로워 보이는 부분은 반데사르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올시즌 새로이 맨유의 유니폼을 입은 골키퍼 데 헤아.

데 헤아는 지난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실책성 수비로 실점을 허용한데 이어 웨스트브롬위치전에서도 셰인 롱에게 또 다시 석연치 않은 실점을 허용했다. 시즌 초반 루키로서 충분히 겪을 수도 있는 상황들이었지만 골키퍼 본인에게는 앞으로의 경기들에 나섬에 있어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맨유의 미드필드 라인은 폴 스콜스의 은퇴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보다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중심에는 '이적생'인 애슐리 영이 있다.

맨유는 커뮤니티 실드에 이어 개막전에서도 애슐리 영이 자리하고 있던 왼쪽 측면을 주요 공격루트로 활용했고, 그와 같은 시도는 결국 영의 발끝에서 선제골(도움)과 결승골이 모두 나오는 결과로 이어졌다. 커뮤니티실드와 개막전만을 놓고 본다면 측면 자원으로서 영은 일단 성공적인 영입이라는 평가를 내려도 될듯 하다.

올 시즌 맨유의 미드필드진은 스콜스의 은퇴에도 불구하고 영의 가세로 기존 멤버인 긱스, 박지성, 나니, 발렌시아, 플레쳐, 캐릭 등과 함께 중앙과 측면에 걸쳐 지난 시즌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다 젊은 미드필더인 클레버리의 성장세도 맨유 미드필드진에 '천군만마'가 될듯하다.

지난 커뮤니티실드에사 나니의 동점골을 만들어 내는 기막힌 패싱 플레이에 가담했던 클레버리는 웨스트브롬위치전에서도 왕성한 활동량과 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볼 처리로 박지성의 후계자가 될 소질을 과시했는데 실제로 그는 인터뷰에서 박지성을 롤모델로 삼을 것을 조언 받았다고 하니 맨유에 '박지성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을 지닌 선수가 탄생할 날을 기대해도 좋을듯하다.

문제는 박지성이다.

지난 시즌 8골 6도움을 기록하며 수비형 윙어로서의 능력 뿐 아니라 중요한 경기 결정적인 순간 골을 터뜨릴 줄 아는 영웅기질을 과시하기도 한 박지성은 시즌 개막 직전 맨유와 2013년까지 직전 연봉보다 약 30%가 오른 연봉에 새 계약을 체결해 기세를 올렸지만 커뮤니티실드, 개막전 모두 결장한 상태다.

물론 리그와 FA컵, 칼링컵 등 잉글랜드 내 경기일정 뿐 아니라 UEFA 챔피언스리그 일정도 소화해야 하는 맨유의 일정상 이전과 마찬가지로 퍼거슨 감독의 활발한 로테이션 시스템 하에서 움직일테지만 일단 이적생인 측면에서는 영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고, 중앙에는 클레버리라는 젊은 유망주가 등장함에 따라 더 많은 출전기회를 놓고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 개막 이전 맨유의 공격라인은 루니-치차리토 조합이 주전으로 꼽혔으나 치차리토가 뇌진탕 증세로 당분간 경기 출전이 어렵게 됨에 따라 퍼거슨 감독은 시즌 초반 경기 때 마다 루니의 파트너로 베테랑인 베르바토프와 '영건' 웰백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시즌 개막전에서 루니가 깔끔한 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한 점은 좋았지만 이날 선발 웰백의 활약을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고, 동점을 허용한 이후 기용된 베르바토프도 기대에는 못미치는 활약을 보였다. 치차리토가 돌아올 때까지는 득점 루트의 단조로움에 고전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커뮤니티실드와 웨스트브롬위치와의 시즌 개막전을 통해 나타난 맨유의 전력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안정감에 더해 지난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효과적으로 메운 것으로 보여 과도기를 겪고 있는 라이벌 팀들과 비교할 때 일단 올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보여 지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장기간 여러 대회를 소화하는데 있어 선수층이 약간 얇아 보이는 부분이나 부상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는 부분은 이전의 시즌과 마찬가지로 다관왕을 노리고 있는 올 시즌 맨유의 행보에 변수 내지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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