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과거 유행했던 복고 프로그램으로 우천시 취소 특집을 꾸몄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스튜디오에 모여 어쩔 줄 몰라 하는 이들과 함께 유재석이 과거 진행했던 '동거동락'을 하기로 결정, 이에 친구들을 부르고 소품을 준비하며 복고의 화려한 재미는 시작되었습니다.

화려한 블랙 아이드 피그와 불장난 댄스로 모두를 경악시키다

'나가수' 패러디로 입장부터 흥미롭게 다가온 '무한도전 우천시 취소 특집'은 초반은 미미했지만 후반 화려하게 마무리되며 다음 주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조정 특집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 방송 녹화를 해야 하는 그들은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로 계획했던 야외 촬영이 무산되며 위기에 빠졌습니다.

급하게 스튜디오로 모였지만 뭘 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그들은 정말 리얼한 상황에서 '우천시 취소 특집'을 만들어갔습니다. 이런 저런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뭔가 명확한 해답을 찾아내지 못하던 그들에게 희망을 보여준 것은 역시 유재석이었습니다.

유재석과 길이 소품을 찾으러 간 사이 무미건조한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멤버들은 급조된 몰카를 시작합니다. 정재형을 시작으로 친구들을 놀라게 해주겠다는, 그들의 맥을 잡기 힘든 몰카는 그 엉성함이 재미였습니다. 유재석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는 현재 무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한 장면들은 그것만으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었지요.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문제였지만 박명수가 이야기하듯 유재석 없이도 해보자는 의견과 유재석 없으면 안 된다는 하하와 노홍철 등의 주장 등은 무도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뭔가 분위기를 만들고 변화를 예고하는 정형돈의 움직임이 조금씩 움트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요즘 대세'인 정형돈이 점오 박명수 전성시대를 이어 정형돈 전성시대를 열면서 무도마저 새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설픈 몰카 놀이는 정재형과 박명수의 역몰카로 그나마 의미를 찾았고, 뒤늦게 등장한 유재석에 의해 급조된 몰카는 눈치 빠른 개리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예능을 만들어가야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진정 리얼 버라이어티였습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빈 녹화장을 파악하고 '댄싱 위드 더 스타'와 '음악중심' 등 녹화를 위해 준비된 세트를 빌려 촬영을 하기로 가닥을 잡는 과정은 그 자체가 리얼이었습니다.

화상통화를 해보지 않았던 유재석으로서는 힘겨운 일이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통신업체를 들먹이며 때 아닌 경쟁을 부추기는 박명수와 여전히 가로 본능과 2G를 사용하는 정형돈과 유재석의 화상 통화 논란으로 정작 중요한 이나영과의 통화는 뒷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언제든 자신을 초대해주면 출연하고 싶다는 이나영의 발언만으로도 그녀와의 통화는 의미 있었습니다.

유재석과 길이 준비한 소품 옷을 입은 무도인들의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짧은 그래서 예능스러운 복장을 한 '잘 생긴 팀'과 '못 생긴 팀' 그리고 홀로 화려한 의상을 입은 유재석이 등장하며 2011년 '무한도전 판 동거동락'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복장을 하고 등장한 그들의 보며 정형돈은 "정말 한 동네 사는 사람들 같다"라는 말로 그들을 규정해 주었어요. '댄싱 위드 더 스타' 스튜디오를 빌려 오프닝을 시작한 그들은 다음 날 생방을 앞둔 자리에서 댄스 신고식을 시작했습니다.

올 빨간으로 치장한 박명수를 두고 천안문에서 태극권 하는 사람 같다는 형돈의 평가에 이어, 복고 삼행시와 급조된 데프콘 신곡 들어보기 등 유재석의 능수능란한 진행은 출연한 멤버들을 당혹스럽게 할 정도로 다채롭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댄스 신고식마저 무색하게 만든 음악의 신 정재형은 발랄함으로 카메라를 농락하더니, 박정현과 김연아를 넘어서 국민요정이 되어 옆 구르기 댄스로 본격적인 예능을 열었습니다. 말도 안 되지만 그래서 더욱 예능다운 정재형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하지요.

'런닝맨'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개리의 치명적인 예능감이 폭발했지만 정형돈으로 인해 모든 것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블랙 아이드 피스의 '붐붐 파우'에 맞춰 시작한 정형돈의 화려한 춤사위는 모두를 경악시켰지요. 폭발하는 자신감으로 무대를 장악한 정형돈의 춤엔 '비! 보고 있나'라는 정형돈의 유행어가 자막으로 담겼습니다. 연이어 계속되는 현란한 동작으로 '블랙 아이드 피그'로 올라선 정형돈은 최강이었습니다.

그들의 무대를 화끈하게 불사른 것은 노장 투혼이 빛난 '하와 수'의 커플 댄스였습니다. 빨간 색으로 통일한 박명수와 머리 부상으로 몸이 정상이 아니었던 정준하가 부비부비 댄스를 추는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요즘 대세' 정형돈에 의해 규정된 '불장난 댄스'는 순식간에 스튜디오를 지옥으로 만들며 초토화시키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