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넷플릭스 등 거대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방송사 5개사가 '통합 방송 월정액 상품'을 준비 중이다. KBS, MBC, SBS, CJ ENM, JTBC 등이 머리를 맞댔다.

국내 모든 방송사의 VOD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방송사의 월정액가입자 상당수가 넷플릭스로 이동한 결과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는 360만명으로 2019년초 대비 181% 성장했다. 반면 WAVVE, TVING 등 국내 OTT의 성장세는 꺾이고 있다.

국내 방송사의 넷플릭스 하청업체화가 이같은 현상을 견인하고 있다. 일부 국내 방송사가 넷플릭스로부터 콘텐츠 공급 계약을 통해 제작비를 보전 받았지만 월정액가입자의 넷플릭스 이동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방송콘텐츠가 넷플릭스에 동일하게 제공되고 있다. CJENM, jTBC는 2019년말 넷플릭스와의 3년간 약 20여편의 장기 콘텐츠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5개 방송사는 넷플릭스 대응을 위해 통합과 가격을 내걸었다. 이들은 유료방송플랫폼을 통해 각각의 VOD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하나로 묶으고 가격은 5개사 VOD 월정액 상품 총합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5개사 VOD 가격 총합은 49,500원이다.

이들은 지난 6월 IPTV, 케이블, 위성 등 방송 플랫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올해 3분기 내에 관련 상품(PPM5)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KT)

하지만 KT와 넷플릭스의 제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국내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가 LG유플러스에 이어 넷플릭스의 손을 잡았다. 국내 5개 방송사는 KT에 통합 방송 VOD 서비스 참여를 제안했다.

KT의 넷플릭스 제휴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콘텐츠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해외 사업자에게 손쉽게 국내 시장 석권의 길을 열 준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방송협회는 12일 제휴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통해 "매우 충격적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총평했다. 방송협회는 "KT와 넷플릭스의 제휴로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음을 우려하며 유료방송사업자들의 각성과 정부 당국의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방송협회는 "지난 6월 정부는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5개나 만들겠다고 공언했다"면서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한 달 만에 국가의 기간통신사업자인 KT가 글로벌 OTT와 손을 잡았고, 토종 OTT는 고사의 위험 속에 해외진출이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