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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피해, 인증샷 비교 보도로 해결될까논점 잃은 언론의 심상정 인증샷 논란 확대 …."동정 중심의 보도 달라져야"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08.11 17:52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기록적인 폭우 속에 정치인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은 수해현장을 찾았고 복구작업을 벌이는 모습을 SNS 등을 통해 공개했다. 

11일 여야 주요 인사들은 모든 정치활동을 뒤로하고 수해현장 봉사활동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충북 음성을 찾은 데 이어 13일까지 사흘 연속 현장 봉사활동에 나선다. 오는 29일 당 대표 선거를 앞둔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각기 다른 현장을 찾았다. 이낙연 의원은 충북 음성, 김부겸 전 의원은 서울 흑석동 빗물 펌프장, 박주민 의원은 경남 합천창녕보를 방문했다.

미래통합당은 전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찾아간 전남 구례·경남 하동에 의원과 보좌진 등 약 100명을 투입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예정된 회의를 취소하고 당 소속 초선 58명 전원에게 “전남 수해현장 봉사활동에 참여하라”고 통보했다. 구례·하동 수해복구 봉사에는 초선 의원 16명이 봉사활동 지원 의사를 밝혔다.

11일 오전 전남 구례군 문척면 구성마을에서 침수 피해 폐기물을 옮기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충북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를 찾아 수해 복구 자원봉사 중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사진=연합뉴스)

여야 의원들이 수해지역을 찾자 언론은 이를 기사화했다. 연합뉴스, 뉴시스 등 통신사들은 침수 폐기물을 옮기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모습,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현장 상황을 보고 받고 봉사활동 중인 이낙연 의원의 모습을 담았다. 언론사들은 사진과 함께 재해 현장에서 나온 의원들의 발언을 기사화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인증샷을 두고 논란을 키운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심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류호정,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은 지난 7일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을 찾아 수해복구 활동을 진행했다. 심 대표는 의원들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으나 수해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 이틀 뒤 사진을 내렸다.

언론은 심 대표의 페이스북 댓글을 옮겨 보도하다가 다음 날 태영호 통합당 의원의 인증샷과 비교하고 나섰다. 10일 조선일보<“‘티셔츠가 왜 이리 깨끗’ 심상정 수해복구 인증샷 구설”>, 중앙일보<“옷은 깨끗했고 장화는 빛났다…심상정 수해복구 사진 논란>보도와 11일 조선일보 <흙탕물 태영호 vs 깨끗 심상정…수해복구 사진 ‘극과 극’>, 중앙일보 <말끔한 심상정 덕에 진흙범벅 태영호 떴다...수해 인증샷의 덫> 등이다.

언론이 심 대표와 비교한 태 의원 사진 역시 같은 당 동료 의원이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8일 태 의원의 사진과 함께 “태 의원이 하루종일 쉴 새 없이 삽으로 흙을 치웠다고 한다. 사진들은 의원들이 서로를 격려하려고 찍어준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1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심상정 의원과 태영호 의원의 인증샷을 비교하는 기사가 걸렸다.

이와 관련해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정치인 인물 동정 보도에 집중한 구태의연한 보도가 지금도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정치인의 옷에 흙이 묻었네, 전날 술자리를 가졌네 등 공격을 위한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처장은 “언론은 홍수 피해를 키운 것이 무엇인지, 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대비 체계는 어떻게 세워나가야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수해 입은 국민을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들이 어떻게 지원할지에 언론이 관심을 두고 보도해야 반복되는 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행보를 나열하는 보도는 ‘겉핥기 보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처장은 “정치인들이 재난 지역에 방문하면 ‘방문했다’에서 멈추지 말고, 정작 거기서 무엇을 했는지를 다뤄야 한다”며 “피해지역에 가면 정치인들이 현황 파악을 위해 서 있는데 몇 시간 있는다고 현황 파악이 얼마나 되겠냐. 이러한 문제점도 다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회, 정당, 행정부가 재난 상황에서 각각 어떤 일들에 집중 해야하는지는 언론이 짚어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인증샷이 구설수가 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피해지역 봉사활동을 내려가는 의원들에게 “수해복구 지원활동이므로 개별 사진촬영 및 개별차량 사용 지양”이라는 주의사항을 공지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국회의원들의 보여주기식 행보가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비 피해가 너무 컸다. 국회의원이 피해 지역을 찾는다고 큰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국민들에게 수해복구에 나서달라는 일종의 메시지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며 “다만, 수해지역에 찾았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야지 사진 찍고,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언론도 이러한 정치인의 메시지나 행동에 주목해야지 심 대표 옷에 뭐가 묻었는지를 중계하는 건 가벼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국회의원들이 수해지역에 가서 봉사활동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시선으로 볼 일”이라면서도 “홍보를 의식해 사진 찍는 등의 모습은 피해야 한다. 굳이 요란하게 알리지 않더라도 정치인으로서 일손을 돕는다는 차원으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평론가는 “심상정 의원의 사진 보도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이 예전보다 정치권에 예민해져 있어 의원들이 수해복구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의원들은 일손을 거두는 한시적이고 일회적인 도움에서 나아가 수해민 지원, 복구 차원에서 제도 마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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