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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언니와 여은파 돌풍, 여성 예능이 다시 시작된다‘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여은파’ 화제,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노는 언니’ 호평…예능 변화 이끌까?
장영 | 승인 2020.08.11 16:16

[미디어스=장영] 남성중심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은 명확하다. 물론 가시적으로 쉽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가속도가 붙을 수는 없다.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니 이 시점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지점을 건너가고 있는 상황에서 체감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니 말이다.

방송 시류를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방송은 철저하게 시청자의 기호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선도하기도 하고, 뒤따르기도 하는 방송의 변화를 보면 현재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우리 사회는 남성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여성 중심의 예능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과거에는 종종 실험적인 예능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걸그룹 멤버들을 중심으로 한 예능과 여성들이 다수고 진행자 역할로 남성이 한두 명 참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도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성들과 촬영하면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어 남성 위주의 방송이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성이 중심이 되고, 여성들이 이끄는 예능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Olive 채널 <밥블레스유2>

송은이가 이끄는 <밥블레스유>는 시즌 2까지 진행되었다. 처음부터 여성들로만 이뤄진 이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여성들을 위한 방송으로 잔잔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함께 식사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방송되는 채널의 특성을 잘 살린 프로그램이다.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2016년 방송이 되었지만 시즌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충분히 보강해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었음에도 더는 여성 예능을 활성화시키지 못한 것은 아쉽다. 시청률이 모든 기준이라고 주장한다면 변화는 없거나 더딜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 혼자 산다>의 스핀오프로 유튜브에 방송되기 시작한 <여은파>가 화제를 모으며, 본방송 후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의 준말인 이 프로그램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있는 박나래, 한혜진, 화사가 활약하는 예능이다.

박나래 집에서 셋이 모여 놀다 즉석에서 만든 부캐인 조지나, 사만다, 마리아가 큰 화제를 모으자 이들만의 숏폼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나 혼자 산다>보다 <여은파>가 더 재미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아직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비교는 안 되지만 그만큼 시청자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디지털 스핀오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

스포츠 스타들이 은퇴한 후 축구를 하는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았고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스포츠 스타들은 은퇴 후 뭘 하나하는 의구심이 결국 예능으로 만들어졌다. 박세리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리치 리치'라는 박나래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며 예능감도 인정받았다.

박세리를 중심으로 현 전직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MT를 가는 단순한 형식의 <노는 언니>가 케이블 방송인 이채널을 통해 첫 방송이 되었다. 박세리, 남현희, 곽민정, 정유인, 이재영, 이다영 등이 첫 방송에 출연했다. 배구 스타인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수영 선수인 정유인을 제외하면 은퇴한 스포츠 스타들이다.

사전 인터뷰에서 박세리는 남성 스포츠 스타들은 은퇴 후에도 방송 활동을 제법 하는데 왜 여성들은 그렇지 못한지 아쉬웠다고 했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함께하는 예능을 꿈꿨던 박세리에게 <노는 언니>는 반가운 프로그램일 듯하다.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

이 프로그램은 색다르지는 않다. 익숙함 포맷에 출연진이 새로울 뿐이다. 평생 운동만 해서 일반적으로 누릴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즐기지 못했던 그들이, MT를 가서 즐겁게 노는 것이 핵심이다. 그 과정을 통해 이들을 조금씩 알아간다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온다.

남성이 중심이던 예능에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다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반갑다. 남성 예능에 그저 양념처럼 게스트로 출연하는 여성이 아니라, 여성 자체가 중심인 예능은 시대의 요구이기도 하다.

그저 번거롭고,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해왔던 그간의 제작 환경은 변해야 한다. 방송계도 이제는 보다 발 빠르게 문화를 선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남성 출연자를 여성으로 대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문화 자체가 변화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예능은 조금씩 변화 중이다. 문화 자체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에 비해 조금은 더디고 그저 뒤를 따르기에 급급한 느낌도 있지만 변화하고 있다. 부캐의 세계가 큰 호응을 받는 것 역시 문화의 반영이다. 그리고 남성 중심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으로 변화해 가는 예능 역시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문화에 대한 대응일 것이다.

장영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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