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가 오는 9월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메인뉴스 <뉴스9>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10일 “KBS는 주로 낮 뉴스 시간대와 뉴스특보 등에 수어 통역을 제공해왔지만,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위해 지상파 방송 중 최초로 메인뉴스에서도 수어 통역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선제적인 수어 통역 제공은 장애인 권익 향상에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KBS 뉴스특보 한 장면. KBS는 메인뉴스를 제외한, 낮뉴스 및 뉴스특보에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써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 수어통역을 제공하도록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KBS가 가장 먼저 수용하게 됐다. 앞서 장애인단체들은 공영방송·지상파방송사에 메인뉴스 수어통역 제공을 촉구해왔다. 인권위는 단체들이 낸 진정을 살펴 지난 4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 수어통역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지상파3사는 ▲비장애인 시청권 제약 ▲‘장애인 방송고시’에 따른 법적 기준(자막 100%, 화면해설 10%, 수어통역5%) 충족 ▲‘스마트 수어방송’ 등 기술개발을 통한 문제 개선 추진 등을 이유로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KBS는 “그동안 청각장애인들의 방송 접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TV화면의 제약성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특징을 가진 메인뉴스에서는 수어 통역 제공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KBS는 “인권위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외부 여건에 맞춰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청층을 아우르는 공영방송사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KBS는 장애인 방송접근권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KBS는 1TV<뉴스광장>, <930뉴스>, <뉴스12>, <뉴스2>, <뉴스5>과 2TV<아침뉴스타임>, <지구촌뉴스>, <뉴스타임> 등에서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9월 3일 이후로는 1TV <뉴스9>에서도 수어 통역이 제공될 예정이다.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는 “3~4년 전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진정을 내며 지상파 메인뉴스에 수어 통역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상파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검토할 게 많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공영방송 KBS에서 이 같은 결정을 해줘서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김 활동가는 “메인뉴스에 수어통역이 제공되는 건 수어가 동등한 언어로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고, 장애인 시청권이 완전히 보장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시청권 보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KBS를 시작으로 MBC, SBS도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