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의 실수였을까 아니면 고백이었을까. 지난 위대한 탄생 시즌1을 감동으로 매듭지었던 김태원이 MBC 아침 프로 ‘기분 좋은 날’에 나와서 대단히 충격적이고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기적의 사나이로 통하는 손진영은 여러 번 탈락과 부활의 과정을 겪었는데, 그때마다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김태원이었다. 그런데 본선 진출 때 위탄 제작진들이 김태원을 만류했다는 말을 했다.

무심코 한 말인지는 몰라도 시즌2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대단히 위험하고 중요한 발언이었다.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 판정과 와일드카드 사용은 전적으로 멘토의 권한인 것처럼 말해왔는데 김태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일단 위탄은 조작설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특히나 멘토 스쿨의 자체 심사를 통해 진출자와 탈락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조작설에 대한 의혹이 크게 일어난 적이 있어 이번 김태원의 발언은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김태원은 제작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손진영을 부활시켰다고 했지만 이렇게 제작진이 멘토들의 선택 권한에 개입했다면 다른 경우도 다시 말해 제작진에 따랐을 경우 역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된다. 사실 매사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작은 구멍 하나가 댐을 무너뜨리듯이 어쨌든 제작진이 당락에 개입했다는 것 자체가 위대한 탄생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 짝퉁이라는 오명을 쓰고 시작했지만 멘토 시스템을 적극 활용함으로 해서 위탄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지만 멘토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리면서 김태원은 위대한 멘토로 등극하게 되었고 반면 이은미, 방시혁은 수많은 안티를 양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결국은 멘티들에 대한 점수, 궁극적으로 당락의 문제와 결부된 불만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멘티의 당락에 대한 전적인 권한이 멘토들에게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찬사와 비난 모두가 멘토 스스로가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잘한 것도, 못한 것도 모두 멘토들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의한 것이라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기에 제작진이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했다면 상황은 백팔십도 달라질 뿐 아니라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제작진의 개입이 의미하는 것은 결과 조작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탄이 본선에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게 된 것 중 하나는 멘토들의 점수와 문자투표의 결과가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문자투표에 대해서는 결과만 알려졌지 구체적인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공신력 있는 방송이기에 거기까지는 의심하는 것이 무리일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이제는 그것조차도 흔들릴 수 있다.

또한 그렇게 멘토들이 제작진의 개입에 결정을 바꾼 사례가 있다면 멘토들 역시 제작진과 합작해 시청자를 속였다는 것이 된다. 김태원이 무심결에 한 말이라 더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어디까지 제작진이 개입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시즌1의 멘토들은 양심고백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즌2 방송에 앞서 제작진은 개입 여부에 대한 명확한 진실을 밝히는 것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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