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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숨진 채 발견된 듯' 연합뉴스 속보 "충격적"연합뉴스수용자권익위 쓴소리 "사람 목숨 확인 없이 보도''…피해자 변호인? 호칭 문제 지적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8.03 16:14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확인도 없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다”, “단순한 객관주의 저널리즘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원회 위원들은 7월 23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연합뉴스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보도를 문제적 보도로 꼽았다.

연합뉴스는 지난달 10일 오전 12시 31일 <박원순 서울시장 숨진 채 발견된 듯>이라는 속보를 게재했다. '발견된 듯'이라는 표현이 문제로 제기됐다. 김영순 위원(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의 보도는 다른 언론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해당 기사는 너무 충격적이었고, 인터넷에서 조롱받고 비난받고 있다. 정확한 사실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할 수는 없을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김 위원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숨진 채 발견된 듯’ 기사는 설령 (사망이) 아니라도 관계없다는 것인가”라면서 “확인도 없이 기사를 이렇게 작성할 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다.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한 보도, 팩트 확인이 우선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연합뉴스는 10일 오전 0시 52분 기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면서 “박 시장 성추행 사건이 어떻게 알려졌는지, 경찰에 고소한 사실은 어떻게 전해졌는지 사실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사를 작성한 듯하다. 연합뉴스는 좀 더 신중하게, 속보 경쟁에 매몰되지 말고 팩트 확인을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연합뉴스가 박 전 시장 관련 보도를 과도하게 출고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7월 9일부터 7월 15일까지 박 전 시장에 관한 연합뉴스 기사는 433건, 사진이 926건이었다”면서 “유력 정치인이 실종되고 시민들은 언론을 통해 사실 확인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론은 인간의 죽음에 대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클릭 장사를 위해 기사를 400여건이나 쏟아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사회부 측은 “박 시장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비공식 복수 채널을 통해 확인했으나 경찰의 공식 발표 전이라서 (숨진채 발견된 듯 이라는 표현을)사용한 것”이라면서 “소문이나 추정으로 쓴 기사는 아니었으나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점은 반성이 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사회부는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확인됐음에도 단정적으로 기사를 쓰기가 다소 부담스러울 때 '알려졌다' '전해졌다' 표현을 관행적으로 써온 게 사실”이라면서 “이런 용어 사용을 자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의 '박원순 전 시장 피해자 변호인' 관련 보도

채다은 위원(법률사무소 월인 대표변호사)은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 측 변호사에게 ‘변호인’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채 위원은 “변호인은 피의자나 피고인을 변호하는 사람”이라면서 “‘피해자 측 고소 대리인’, ‘피해자 측 대리인’, ‘피해자 측 변호사’라고 칭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다. 연합뉴스에서만이라도 구분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사회부는 “법률용어가 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한층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설진아 위원장(한국방송통신대 교수)은 <"박원순 의혹에 당신은?" 입장표명 요구, 국민 권리인가 억압인가> 기사를 두고 “단순한 객관주의 저널리즘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기사는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않는 유명인들을 조명하는 내용이다.

설 위원장은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되는 비판적 목소리를 빌어 기사를 작성했다”면서 “입장표명 요구에 대해선 몇몇 교수의 의견을 나열해 양비론적 관점을 제시했다. 학계의 의견도 구성 집단 일부일 뿐이며, 자칫 잘못하면 사건에 대한 실체보다는 이념적 편 가르기 기사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사진=미디어스)

강성국 위원(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은 <동성 간 성접촉 통한 국내 HIV 감염 53.8%…이성간 첫 추월> 기사에 대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강 위원은 “내용이 ‘팩트’여서 헤드(제목)를 이렇게 잡는 것에 대해 굉장히 잘못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기사에서) 헤드가 워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 기사에 달린 댓글도 보면 동성애 혐오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은 “동성 간 접촉이 양성까지 포함하는지 등 복잡하게 얽힌 부분들이 있다"면서 "단정적으로 (특정) 성적지향 카테고리 하나를 잡아서 이성 간 감염을 추월했다는 것을 헤드로 넣어야 하는지 여부는 서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측은 “동성애 등 휘발성이 높은 성소수자 문제를 기사로 다룰 때는 보다 균형잡힌 시각과 성인지 감수성으로 무장해 더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성호 위원(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디지털뉴딜, 정보인권 포기하고 기업 요구 수용한 것"> 기사에 대해 정부 쪽 반론을 더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는 디지털 뉴딜이 특정 인터넷 기업에 특혜를 주는 정책이며, 개인정보보호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소개한 내용이다. 박 위원이 재직 중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네이버·다음·구글 등 인터넷기업을 회원사로 둔 사업자단체다. 

박 위원은 “(연합뉴스는) 특정 기업을 키우기 위해 국민의 사생활을 팔아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주장을 보도했다”면서 “그렇다면 반대편 입장이 한 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것 없이 끝나서 세밀하게 모르시는 분들은 정부가 잘못한 것으로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사회부 측은 “정부 정책은 어느 정도 소개가 된 상태여서 시민단체의 우려 목소리를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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