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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권연구자 248명 "차별금지-평등법 제정하라" 지지선언"번번이 무산된 차별금지법, 이제는 제정할 때"…권고 효력밖에 없는 인권위법, 실효성 없어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7.30 14:36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법과 인권을 연구하는 교수·연구자 248명이 차별금지법·평등법 지지선언에 나섰다.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들 연구자들을 대표해 자리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서울특별시 인권위원장)는 "법과 인권을 증진하는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한국사회의 해묵은 과제였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며,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는 자세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지지선언문을 낭독했다. 

연구자들은 "20대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차별금지법이 발의조차 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도 인권과 평등에 관해서 뚜렷한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과 인권을 연구하는 교수·연구자 248명이 30일 차별금지법·평등법 지지선언에 나섰다. 이날 한상희 건국대 교수(가운데)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구자들의 지지선언문을 낭독했다. (사진=미디어스)

연구자들은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단일차별시정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한국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시도가 계속되어 왔다"며 "특히 국회에서는 여섯 번에 걸쳐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었으나 번번이 무산되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그 사이 유엔 인권이사회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 절차를 통해서, 그리고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사회권규약위원회,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는 국가보고서 심의 절차를 통해 한국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수차례 권고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자들은 "차별의 행태가 점점 복잡해지고 영역과 사유를 뛰어넘어 다양한 형태의 차별행위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필수적"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이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며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진전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정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과 국가인권위법에 '평등'이 규정돼 있음에도 차별금지법을 왜 별도로 제정해야 하느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가와 개인 간 관계를 정의한 헌법과 국가인권위법의 실효성 문제를 언급했다. 

정 교수는 "헌법에 평등이 규정돼 있지만 국가가 국민들을 차별하지 않는 국가와 국민 간 관계를 정의한 것"이라며 "사회 구성원 상호관계에 있어서 평등과 차별금지 부분이 헌법적으로 실현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교수는 "국가인권위법은 법이긴 하지만 시정명령은 권고적 효력밖에는 없다. 기관이나 당사자가 스스로 집행하지 않으면 실효성 담보가 어렵다"면서 "주요 사회영역에 평등과 차별금지를 확장시키는 차원에서 별도의 법이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유경 하버드대 박사과정 연구자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법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가치를 연구 중이고, 법률이 사회의 각 현장을 다 담을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평등법은 기본법으로서 개별 법률들 사이에 일관성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선언으로 의미가 있다. 단순히 문헌 안에 있는 법률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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