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의 검언유착 오보 논란이 KBS 이사회에서 이어졌다. KBS 자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추천 이사들(서재석, 황우섭, 서정욱)은 시급한 안건이라며 공개 회의로 안건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KBS 이사회는 8월 12일 ‘검언유착 오보 논란’을 다루기로 했다.

29일 KBS 이사회에 '검언유착 보도'가 안건으로 올라왔다. 동일 사안을 황우섭·서재석 이사 등은 긴급안건으로, 강형철·박옥희 이사 등은 일반안건으로 상정했다. 일반안건의 경우, 긴급안건보다 이사회 안건 상정일까지 3일 정도의 시일이 더 주어진다. 실무 담당자 및 이사들에게 안건과 관련해 준비·검토할 시간을 주기 위해 정한 이사회 규정이다.

지난 7월 18일 KBS<뉴스9>에서는 이동재 전 채널A기자와 한동훈 검사 간의 공모 의혹을 보도했다. (사진=KBS)

이사회 시작부터 검언유착 오보 논란 논의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김상근 이사장은 “KBS 내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8월 첫째 주에 이사회를 열어 공식 논의를 진행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서재석 이사는 “논의 중인 일이라고 다음으로 미루면 결론이 다 난 뒤에 무슨 이야기를 하겠냐”며 “만에 하나 오보 뒤에 무엇이 있을 거라는 의혹 제기가 사실이라면 KBS 정체성의 존폐가 걸린 중대한 문제로 지금까지 나온 KBS의 해명만 듣고 논의를 끝낼 수는 없다. 지금 제일 시급한 안건”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안건 공개 여부를 두고 논쟁이 붙었다. 이사장은 “국회에서 한 차례 해당 보도로 논란이 일었고 KBS의 독립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논의 과정을 비공개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김영근 이사는 “비공개에 동의한다”며 “정치적으로 잘못 해석되거나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우섭 이사는 “검언유착 논란이 일고 있어 시청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데 이를 비공개로 닫아두고 논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대했다. 또한 “보도 대참사이고 특별감사까지 요구하는 마당에 이를 비공개로 다루면 곤란하다. 다음에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이사회 논의 과정을 공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논의 결과 '검언유착' 보도 건은 8월 12일 이사회에서 다루기로 했으며 안건 공개 여부는 당일 정하기로 했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검언유착’ 의혹 보도 논란에 대해 질의를 하겠다며 양승동 KBS 사장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통합당 의원들은 29일 오전 KBS 항의방문을 계획했다. 하지만 항의방문은 우천을 이유로 취소됐다.

29일 이사회에서 양승동 사장은 “검언유착 보도, 부산 재난 보도로 논란이 일었다. 잘못이 있거나 미흡한 점은 바로 사과했고 후속 조치가 이행 중이고, 재발방지대책이 논의 중”이라며 “다만 내부 또는 외부 일각에서 두 가지 사안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왜곡해서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모습에는 흔들림 없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KBS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보도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정확한 사실관계와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 중”이라고 했다.

KBS는 구체적인 경위파악에 착수했고 27일 심의지적평정위원회를 열어 보도 관련자 5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30일에는 노사공정방송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KBS는 “이번 사안은 보도과정의 오류가 전부”라며 “이 사안과 관련해 사내외에 왜곡된 주장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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