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조정 경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한도전 장기 프로젝트답게 감동의 물결로 마무리되었다. 역시 장기 프로젝트는 무한도전이 진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무한도전은 레전드라 엄지손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은 조정이란 종목을 선택한다. 듣기는 많이 들었지만, 관심을 가지고 보려 하지 않았던 종목이기도 하고, 그냥 노 젓는 것으로 생각했던 종목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 조정부가 있어서 친구들이 입시 준비 때 조정을 준비하는 것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조정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무한도전의 특기인 비인기 종목에의 이번 도전은 역시 성공적이었다. 조정 중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9명이 하나 되어야 하는 에이트에 도전한 무한도전은 마지막 8분 동안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총 한 달 동안 방송을 했지만, 그 중에서 어제의 마지막 8분에 모든 것이 들어가 있었다. 무한도전의 힘은 무한 이기주의가 아닌 무한 이타주의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방송이었는데, 역시 그 안에 소중한 메시지들이 담겨 있었던 것 같다.
오합지졸들의 시작
기차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보다, 포크레인과 땅 파기 대결을 하는 것보다, 목욕탕의 물을 퍼내는 것을 양수기와 대결하는 것보다 더 어이없고 질 것이 뻔한 무모한 도전이었다. 이 오합지졸들은 언제나 그랬듯 이런 무모한 도전에 도전했고, 첫 단추를 끼워가며 하나씩 연습을 거듭했다.
연습 그리고 또 연습
어떤 프로젝트든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유재석이었다. 처음엔 가장 못하지만 다음 날에는 에이스가 되어 있는 유재석. 그가 특별히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신체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있는 것도 아니기에 금세 성장한 그의 실력은 연습의 결과라 볼 수밖에 없다. 이번 조정에서도 그의 연습의 성과는 두각을 나타냈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사람만이 차지할 수 있다는 8번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책임감과 리더십 그리고 체력까지 겸비해야 하는 자리에 적임자는 유재석이었던 것이다.
리더인 유재석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니 다른 멤버들은 그에 자극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가장 연습을 안 하던 박명수마저 연습에 피치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뒤늦게 합류한 데프콘과 게리는 거의 매일 나와서 연습할 정도로 이번 프로젝트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진정으로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됨
조정 경기가 시작되었다. 무한도전만의 배와 노를 가지고 유니폼까지 맞춰입고 나선 경기.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박명수의 돌발 부상이 일어나자 멤버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 해졌다. 업 친데 덮친 격으로 출발 신호도 놓쳐서 늦게 출발했다. 힘을 합쳐 노를 젓기 시작하나 8번 레인에서 심판 보트가 길을 가로 막고 있었다. 콕스 정형돈은 7번 레인으로 갈아타지만 심판 보트는 또 다시 7번 레인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는 심한 물살을 일으키며 파도를 만들어 노가 헛도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8명은 모두 뒤의 상황은 모른 채 콕스 정형돈과 바로 앞 사람만 믿고 노를 젓기 시작한다. 정형돈이 콕스 역할을 맡은 것은 최고의 결정이라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모든 상황을 보고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화이팅을 하며 독려하면서 자신은 머릿속으로 전략을 짜며 위기를 헤쳐 나가려 한다. 나머지 8명 또한 콕스 정형돈을 무한 신뢰하며 파도가 와도 레인이 달라져도 무조건 노를 젓기 시작한다.
무한도전에 데프콘과 진운 그리고 게리까지 합류하게 되었다. 특히 게리는 런닝맨 멤버이기에 유재석과 하하의 친분으로 들어온 것이 확실했기에 더욱 비호감이었다. 리쌍이라는 길과의 친분도 있지만 하하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 같은 게리. 평소대로라면 굉장히 위험한 영입이었지만, 이마저 조정을 통해 마치 게리가 무한도전의 원래 멤버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마지막 500m를 남겨두곤 누가 무한도전 멤버이고 아닌 멤버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 되어 한 번도 노를 놓지 않은 채 이를 악물고 젖 먹던 힘을 내어 결승점으로 향하는 모습은 많은 메시지를 주었다.
조정에서 얻은 메시지
어떤 일에 하나가 된 적이 언제인가 생각해본다. 남을 밟고 이기는 것이 세상이라 알고 있었지만, 실은 하나 되어 믿고 나아가는 것이 세상의 험한 파도와 물살을 헤쳐나가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혼자만 잘나서는 살아나갈 수 없는 세상. 반대로 나는 너무 못났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도 살아갈 수 없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는-이제는 누구도 그들을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 말할 수 없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이 오합지졸로 모여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목표를 이뤄내는 모습을 보니 세상은 돈과 배경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알만한 부자이자 유명인이 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잘 해주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막 대하면 나중에 독을 품고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려고 하고, 그런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졸부가 되어 부자 사회가 위협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얼마 전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옆 테이블의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돈 없고 빽 없는 것들이 노력하는 것만큼 꼴불견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세상은 참 요지경이다. 정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지만, 실제로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세상은 요지경이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만한 자는 교만으로 망하고, 성실하고 겸손한 사람이 성공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인생의 풍요로움과 여유를 즐기는 쪽은 후자이다. 드라마의 결말처럼 말이다.
무한도전 ROWING 가사 포기하란 사람들을 피해 나는 저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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