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 현아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버블팝 활동으로 제재를 받았습니다. 사실 현아의 선정성에 대한 지적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요. 이번에 현아 측은 "더 이상 활동하지 않겠다"라며 강력하게 대응하는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언론에서도 "왜 현아만 미워하나?"라는, 선정성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많이 나왔습니다. 왜 현아만이 항상 "선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현아가 가장 눈에 띄는 이유

다른 걸그룹 중에 "섹시"를 컨셉으로 춤을 추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걸그룹 중 많은 미성년자 멤버들이 섹시 컨셉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엎드려서 다리를 올리고 춤을 추는 miss A의 수지 (94년생),
호피 옷을 입고 춤을 췄던 전 동료였던 원더걸스 소희 (92년생), 선미 (92년생)
엉덩이를 미는 춤을 춰왔던 시스타의 다솜, 소유 (93년생)
심지어 현아와 같은 팀에 있으면서 똑같은 춤을 추는 현아보다 두 살 어린 권소현(94년생)
이들 모두 "섹시 컨셉"으로 활동하고 있지요.

그런데 왜 유독 현아만 지적 받는 걸까요? 이들 모두 섹시미를 추구하지만 현아처럼 전적으로 섹시미를 지원받은 적은 없습니다. 3주 전에 쓴 "섹시미만 부각시키는 현아가 안타까운 이유"라는 글에 나와 있지만 현아는 이미 2007년 데뷔 때인 16살부터 섹시미를 강조해왔었지요.

소속사에서는 현아를 "섹시퀸"으로 만들고자 다른 걸그룹 멤버들에 비해, 심지어 팀 막내인 소현이나 언니인 허가윤이나, 전지윤에 비해 훨씬 더 야하게 입히고 아예 골반춤을 무기로 하는 "체인지"를 밀어주고, 성인이 되자마자 노골적으로 섹시미를 강조하는 무대를 짜줬습니다. 뭐든 열심히 하는 현아는 거기에 너무나 잘 부응해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현아가 다른 아이돌들보다 유난히 눈에 띄고 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아이돌에 비해서 현아가 더 많이 지적받게 됐을 겁니다.

학교에서 아이들 모두 떠드는데 유난히 크게 떠들어서 지적받는 애가 한두 명은 있습니다. 다섯 명이 떠들었는데 나만 걸리면 억울하기 짝이 없지요. 막말로 재수가 없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선생이 보기에는 그 학생이 가장 시끄럽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입니다.

현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많은 걸그룹이 "섹시"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현아는 다른 걸그룹에 비해 유난히 더 섹시미를 강조합니다. 솔로로 나와서 골반춤을 추니 안 보였던 면도 더 부각되는 것이지요. "왜 현아만 가지고 그러냐?"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현아가 다른 아이돌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더 섹시미를 강조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효리와 비교할 수 없는 이유

어떤 이들은 현아를 가리켜 "이효리도 솔로 시작할 때 섹시로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현아와 이효리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바로 둘의 컨셉이나 나이를 비교해보면 충분히 답이 나오지요.

이효리는 1998년 20살 (만 19살)에 핑클로 데뷔했습니다. 즉 지금의 현아 나이 때 이효리는 데뷔를 했습니다. 데뷔 후 한 4년 정도는 이효리에게 섹시 컨셉은 없다시피 했습니다. 딱 한번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Now 때 섹시 컨셉을 소화한 게 전부였지만 그나마도
현아의 Bubble Pop에 비하면 양반인 수준이지요.

그리고 이효리를 바꿔놓은 텐미닛은 2002년 24살 때였습니다. 24살 때 섹시컨셉을 소화하는 것과, 갓 스무 살 된 현아가 섹시컨셉을 소화해는 것이 비교가 될까요? 더욱이 이효리는 청춘컨셉으로 그동안 못 드러내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 것이고, 텐미닛과 지금의 현아를 비교해보면 수위에 있어서 벌써 차이가 납니다. 이효리의 텐미닛은 이미 현아가 미성년자였던 1년 전 체인지때와 더 가깝거든요.

이런데 어떻게 "이효리는 되고 현아는 안 되느냐"라고 비교를 합니까? 처음부터 섹시미만 부각시켜 활동해온 현아와, 20살 때 조용히 시작해서 24살 성인 때야 본격적으로 "섹시미"라는 무기를 꺼내든 이효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현아보다 소속사가 문제다

현아가 무대에서 섹시한 눈빛, 몸짓 등으로 소속사에서 주는 컨셉을 잘 소화해는 것은 사실입니다. 안무나 의상 등은 현아가 다 짜오는 게 아니라 소속사에서 방향을 정해주는 것입니다. "섹시미"가 강하다고 생각한 큐브는 적당한 수준에서가 아니라 지나칠 정도로 현아의 "섹시미"를 강조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왔지요.

무조건 발끈해 "왜 우리 현아만 가지고 그러냐?"하고 따질게 아니라 왜 본인의 소속 연예인인 현아만 유난히 지적을 받고, 누가 현아를 지적받는 상황에 노출시키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이 문제는 현아 소속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현아의 전 소속사이며 사실상 현아가 "섹시" 컨셉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바탕을 깔아준 JYP 역시 미성년자인 miss A의 수지에게 계속 민망한 안무를 강조시키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소속사들이 미성년자나 갓 성인이 된 연예인들에게 당장의 수입과 이득을 위해서 너무 보기 민망할 정도의 안무와 의상 등을 소화시키는 게 아닌가 생각해보고 조금 수정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하지만 현실상 불가능하겠지요?

현아를 보면 걱정이 많이 됩니다. 나이가 20살인데 거의 4년째 섹시미를 추구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섹시미만 밀고 나갈지 걱정스럽습니다. 현아는 섹시미만이 아니라 다른 매력도 충분히 있는데 "현아: 섹시"를 각인시켜서 다른 스타일이 어색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나마 그것을 떨쳐버릴 <청춘불패>라는 보호막이 있었는데 그것까지 없어졌으니...

소속사에서는 "왜 현아만 가지고 그래?"라고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정말 왜 "현아만 가지고 그럴까?"하고 자문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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