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은 우리나라 연예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아이콘이자 앞으로도 가장 많이 회자되어야 하는 가수 중에 하나이다. 일단 대한민국의 아이돌 1세대로서 전무후무할 정도의 엄청난 인기와 영향력을 가진 팀의 주축으로 있었다는 점이 그렇고, 아이돌 출신임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인 록을 선택했던 의외성이 그렇다. 또한 그 때문에 온갖 비난과 욕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록을 한 것도 그가 대단한 이유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그가 대한민국 최악의 이미지를 최고의 이미지로 만들어냈다는 점에 있다.

그에게는 뭘 해도 욕먹는 시절이 있었다. 그가 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왜곡되어 전파되었고, 그는 그의 팬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안티팬으로 보유하게 되었다. 팬을 제외한 모든이가 안티팬이라는 것은 연예인에게 있어서 아주 부담스럽고 괴로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비난을 감내하면서 결국 그 나쁜 이미지를 '문보살'이라는 좋은 이미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 가수 문희준이 MBC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바꾸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군대를 현역으로 다녀온 것이었다. 그리고 전역 후 출연한 무릎팍도사에서 그동안의 오해와 루머들을 잘 풀어냈다. 그 덕분에 그가 가졌던 나쁜 이미지는 좋은 쪽으로 바뀔 수 있었다. 후에 인터넷 방송을 하던 시절,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김구라 씨와 함께 '절친노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그는 아무도 욕할 수 없는 진정한 '문보살'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그런 이미지의 극적 반전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을 정도라고 보인다. 좋은 이미지는 한 번에 나빠질 수 있지만, 정말 나쁜 이미지가 이렇게 좋아질 수 있었던 것은 전무후무한 일임에 분명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그의 성실한 자세가 한몫했다.

HOT 시절에는 HOT 멤버로서, 록을 하던 솔로시절에는 솔로가수로서, 그리고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는 예능인으로서 항상 열심히 해왔던 그의 모습을 우리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허리에 무리가 갈 것을 알면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엉덩이로 바닥을 치면서 파워레이서 춤을 췄으며, 온갖 비난을 들으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인 록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는 '댄싱 위드 더 스타'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위해 다른 프로그램을 2개씩이나 하차했다.

이는 경연프로그램에 나왔다가 스케줄을 이유로 중간에 빠져 나가는 몇몇 아이돌 가수들에게 진짜 프로가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난 잘 보이고 싶지 않다. 단지 잘 추고 싶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그의 이미지 회복에 어떤 계기가 있었을지 몰라도 그 근본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연예인으로서의 바른 자세 때문임을 보여주고 있다.

문희준은 아이돌 1세대로서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상징이자 후배들에게는 존재만으로도 귀감이 되는 인물임에 분명하다. 후배들이라면 그가 연예인으로서 어떻게 생활해 왔고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는지 조금 더 눈을 크게 뜨고 배워야 한다. 요즘 들어 가해지는 아이돌들에 대한 비난의 근본에는 어쩌면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태도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희준이 이제 비호감의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정한 국민 호감으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오히려 더욱 사랑받는 그의 모습으로 오랫동안 본받을 만한 선배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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