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기획재정부의 서울신문 지분 매각 방침과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는 “언론 독립성 보장 방안으로 그냥 (기재부 소유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내놔라”고 요구했다. 서울신문지부는 “나랏빚 갚겠다고 서울신문 지분을 처분한다는 게 민망하지 않은가”라면서 “우리가 (서울신문을) 지금보다 더 잘 관리해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새언론포럼도 지분 매각 방침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서울신문 대주주인 기획재정부는 소유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2대 주주인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과 7월 말까지 지분 우선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을 매입하지 않을 시 공개매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사주조합은 기재부의 일방적 매각 통보에 반발했지만, 기재부의 지분매각 의지는 바뀌지 않았다. 우리사주조합은 서울신문 지분 매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기재부 지분 인수동의 여부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30일 나온다.

(사진=미디어스 자료사진)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선 조합원 개인 대출이 필수적이다. 우리사주조합에 유보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조합원에게 한국증권금융 우리사주주식취득자금 대출을 받고 사측 유보 자금을 대여해 지분 매입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신문지부는 24일 성명에서 “정부는 (기재부 소유 지분을) 그냥 우리사주조합에 내놔라”고 밝혔다. 서울신문지부는 “정부가 맡아 놓은 서울신문 지분은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듯 그냥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어차피 가지고 있으면 안 될 것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잘 관리해서 진짜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지부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기재부) 논거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면서 “나랏빚 갚겠다고 몇 푼 되지도 않는 서울신문 지분을 처분한다는 게 스스로 민망하지도 않은가”라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현직 조합원·간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새언론포럼도 24일 지분매각 방침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새언론포럼은 “재정 건전성을 위한다는 궁색한 논리로 언론사 지분매각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한 것은 충격적”이라면서 “졸속적이고 무책임한 지분매각 움직임은 언론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언론사를 일반 기업과 동일시해 천박한 자본시장으로 넘겨주는 것은 촛불정신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새언론포럼은 “정부의 언론·미디어 정책 부재와 무책임의 끝판이 공적 언론 지형의 붕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기재부는 서울신문 지분매각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문화체육관광부·국회·언론시민단체·현업언론인단체 등이 나서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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