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TV조선 '미스터트롯' 감사콘서트가 코로나19 감염·확산 우려로 잠정 연기된 데 대해 TV조선 대주주 조선일보는 비판기사와 사설을 내며 사실상 공연을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송파구청이 공연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한 비판이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다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처음 재개되는 대규모 공연이었다.

서울 송파구청은 21일 TV조선 '미스터트롯', JTBC '팬텀싱어' 콘서트가 각각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데 대해 5천석 이상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송파구청은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최근 5일 간 송파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9명 이상 발생한 점 등을 언급하며 대규모 인원이 밀집해 장시간 공연을 관람할 시 감염병 전파 우려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파구청 결정으로 '미스터트롯' 감사콘서트는 24일부터 회당 관객 5천 명 이상, 3주간 15회에 걸쳐 열릴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됐다. '팬텀싱어' 콘서트는 오는 31일과 8월 1일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감사콘서트가 코로나19 감염·확산 우려로 잠정 연기된 데 대해 TV조선 대주주 조선일보는 비판기사와 사설을 내며 사실상 공연을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조선일보는 22일 <[단독]미스터트롯 공연 불허한 송파구청, 직원 500명은 대형 뮤지컬 관람>기사에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인용해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 콘서트’의 첫주차 공연에 대해 금지 명령을 내린 송파구청이 구청 직원 등 약 500명을 초대해 뮤지컬 공연을 단체 관람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공연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사흘에 걸쳐 구청 직원 등 500명을 대형 공연장에서 진행 중인 유명 뮤지컬 공연에 초대했다"면서 "박성수 송파구청장도 21일 뮤지컬 관람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200석 규모의 이 공연장은 민간 극장이라 ‘좌석간 거리두기’ 의무가 없고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150여명의 송파구청직원들이 1200석 규모 공연장에 사흘에 걸쳐 뮤지컬 공연을 본다는 내용이다.

송파구청 홍보담당관실은 조선일보에 “박성수 구청장이 21일 함께 공연을 본 것은 코로나 국면에서 특히 힘든 업무를 수행한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이라며 “뮤지컬 공연은 실내 공연장에 수천명이 한꺼번에 모이는 트롯 공연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트롯 공연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 때문에 비말 감염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송파구청은 “올림픽공원내 체육시설은 밀집된 관람석으로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이 동일 공간에 장시간 머무를 경우 감염병 전파 위험성이 크고, 무증상자의 경우 통제방법이 없어 n차 감염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조선일보는 기사 <뮤지컬 관람에 마스크 NO… 송파구청장에 시민들 분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직원들과 ‘좌석간 거리두기’ 의무가 없는 1200석 규모의 민간 공연장에서 기념촬영을 한 박 구청장의 사진이 온라인 커뮤티니로 확산되면서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며 "특히 150명씩 사흘간 500여명을 초대할 예정이라는 것까지 알려지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를 이어갔다.

조선일보 7월 24일 사설 <'미스터 트롯' 공연 취소시키고 뮤지컬 단체 관람한 구청장>

조선일보는 24일 지면 사설에서 박성수 송파구청장의 이력까지 문제삼으며 공연 금지 행정명령이 '정치적 판단' 때문인 것처럼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미스터 트롯' 공연 취소시키고 뮤지컬 단체 관람한 구청장>에서 "이 이상한 일은 구청장이 노무현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노무현재단 감사를 지낸 이력과 정말 무관한가"라고 비난했다.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법무비서관 등을 역임한 박 구청장이 조선미디어그룹에 대한 정치적 감정으로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모두가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학교에 이어, 공공 박물관도 문을 연 상황이다. 좁은 실내에서 전원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식당도 모두 영업 중"이라며 "미스터 트롯 콘서트는 세 번이나 연기한 끝에 좌석 3분의 2를 포기하고 개최할 예정이었다. 수십억원 제작비도 들였다"고 지면을 통해 토로했다.

조선일보 5월 9일 사설 <다시 코로나 집단 감염 발생, 국방부 군인까지>, 7월 23일 <정은경 "코로나,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기하급수적 증가">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5월 9일 사설 <다시 코로나 집단 감염 발생, 국방부 군인까지>에서 "코로나 환자가 수도권에서 무더기 발생했다"며 "언제, 어디서 폭발적인 지역 감염 사례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 대응 모범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는 섣부른 개학, 외국인 노동자 방역 소홀 등이 겹치면서 확진자가 2만명으로 늘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방심하는 순간 실패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적었다.

어제(23일) <정은경 "코로나,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기하급수적 증가">기사에서는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라는 소제목과 함께 "코로나는 전염력이 굉장히 높고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증상이 없거나 경증인 경우가 많아 일찍 발견하기가 어렵다. 특히 노인복지시설의 경우에는 고위험 어르신들이 집단감염될 우려가 커서 집중관리가 필요하다"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당부를 전했다. '트롯' 장르 특성상 공연에는 전국의 중·장년층 관객이 몰린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번 휴가의 주제는 휴식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며 "집에서 보내는 휴식이 가장 좋지만, 여행을 떠날 경우에도 방역 조치가 잘된 안전한 시설에서 휴식하거나 여행할 때에도 소규모, 가족 단위로 짧은 여행을 계획해달라"는 정 본부장 발언을 강조했다.

23일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41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3979명이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역발생 28명 중 서울에서만 19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서는 수도권 중심의 산발적 코로나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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