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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 암초는 수신료 논쟁시민넷 보고서 공영방송 정의-재원 논란…"언론노조 내 논의과정 생략됐다"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07.24 10:19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시민참여의 언론개혁을 강조한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이하 시민넷) 보고서가 나온 뒤 내부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지난 16일 시민넷이 발표한 120쪽 짜리 미디어정책 보고서에 수신료 정의, 배분 등 첨예하게 입장이 나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31개의 언론·시민단체가 모여 구성한 시민넷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직속의 미디어개혁위원회(가칭) 설치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1년여간 ▲시민·이용자분과 ▲콘텐트분과 ▲플랫폼·네트워크분과 ▲정책기구·체제분과 등 5개 분과로 나눠 논의한 내용을 공개했다.(관련기사 : '커뮤니케이션 기본권' 천명한 언론시민사회, '미디어개혁위' 설치 촉구 )

시민넷 보고서에 실린 콘텐트 분과의 재원 관련 제언. 41페이지.

기자회견 이후, 미디어정책보고서 내 콘텐츠 분과가 내놓은 재원 관련 대안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여러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소중한 시간을 희생하여 만든 보고서가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강화를 위한 미디어 정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특정사의 권리 강화를 위한 미디어 정책’이 되어 기사화됐다”는 성명을 냈다.

이러한 반발은 콘텐츠 분과에서 내놓은 대안에서 시작됐다. 시민넷은 공영방송 재원을 공적재원과 민간재원에 의한 혼합재원 방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수신료+광고수입’에 의한 혼합재원 방식이 공영성과 창의성, 활력 등을 함께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신료+광고수입의 혼합재원 방식은 전체 재원의 96%가 수신료로 충당되는 일본 NHK를 반면교사 삼아 나온 아이디어다. 시민넷은 일본 NHK를 두고 조직의 비대화, 현실 안주의 매너리즘, 정치적 편향성, 비판 정신의 결여 등 사회적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주된 원인으로 ‘수신료 단일재원’이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시민넷은 “수신료제도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경제적 독립 구현과 시청자, 시민의 직접 참여 및 관여로 성립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수신료 제도는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특별부담금’이라는 정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시민넷은 시청자, 시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수신료산정위원회’(가칭)을 별도로 설치해 수신료의 산정·징수·배분, 평가·관리 등 수신료 산정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수신료 인상 등의 결정 과정은 KBS 이사회가 심의·의결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검토해 국회에 상정, 의결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시민넷의 수신료제도 재정립안은 공영방송인 MBC가 수신료를 배분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현재 방송법에는 '공사의 경비는 텔레비전 방송수신료로 충당한다'고 나와있어 KBS와 EBS가 수신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민넷의 제언처럼 공영방송의 범위를 재정립하고, 수신료 제도를 ‘공영방송사업’으로 넓혀 적용하게 되면 MBC가 포함되게 된다.

이 같은 방안은 수신료 비중을 늘리겠다는 KBS 의도와 다르다. 지난 7월 1일 양승동 사장은 “KBS가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이 되려면 수신료 재원이 전체 재원의 70%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현재 45% 전후에 머물고 있다”며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시민넷 기자회견 이후 언론노조 KBS본부에서 가장 먼저 이견이 나왔고, 방송기자연합회, 기자협회 등 언론종사자 단체 등은 시민넷 보고서 초안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의견 수렴 과정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지난 7월 초 4장짜리 보고서 초안이 공개된 후 120페이지 보고서를 16일 기자회견에서 처음 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집행부는 시민넷 보고서 작성 시 조합원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한 이유로 ‘이견이 많아 통합이 어려운 점’, ‘효율성’, ‘시민단체에 요구할 권한 없음’ 등을 들었다.

21일 언론노조 산하의 방송노동자협의회는 논의를 열고 시민넷 보고서 과정에서 드러난 소통 부족 등의 문제를 언론노조 집행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라는 목적이 좌초되거나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전제로 시민넷 보고서의 철회·보완·수정 가능성을 두고 논의했다.

방송노동자협의회는 전 구성원이 논의할 수 있게 시민넷 보고서를 공유할 것과 향후 시민넷과 언론노조의 이견 충돌 가능성에 대한 해결책 등을 마련해달라고 언론노조 집행부 측에 당부했다. 언론노조는 오는 2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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