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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은 과거 경향신문과 비교해 조건이 좋다"[서울신문 만민공동회] 우리사주조합 '기재부 지분 매입' 투표 진행키로…'프레스센터 매각' 목소리도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7.22 22:5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기획재정부 소유 지분을 조합원 개인 자금으로 매입할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조합원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기재부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22일 열린 서울신문 만민공동회에선 지분 매입을 주장하는 의견이 다수였고, '프레스센터 매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재부는 지난달 26일 “서울신문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신문 지분구조는 기재부(30.49%), 우리사주조합(29.01%), 호반건설(19.40%), KBS(8.08%), 서울신문 자기주식(9.96%), 기타(3.06%)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재부는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과 7월 말까지 지분 우선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을 매입하지 않을 시 공개매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사주조합 투표 결과 조합원 85.37%가 “정부의 일방적인 공개매각 방침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22일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서울신문 만민공동회 (사진=미디어스)

우리사주조합은 22일 프레스센터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어 기재부 지분 공개매각 방침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유보자금이 없어 기재부 소유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선 조합원 개인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은 ‘기재부 소유 지분 매입에 대한 조합원 의견 투표’를 진행해 매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우리사주조합은 기재부 소유 지분 가치를 270억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포스코 소유 지분을 매입했던 가격을 역산한 결과다. 우리사주조합은 ‘매입 찬성’ 여론이 조성되면 조합원에게 한국증권금융 우리사주주식취득자금 대출을 받게 하고, 서울신문 유보자금을 대여해 270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경우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인당 월 15만 원 정도다. 우리사주조합은 기재부가 270억 이상을 제안할 경우 호반건설 소유 지분을 인수해 의결권 54%를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수 조합원들은 구성원 희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업국 소속 A조합원은 “보통 집을 살 때도 대출을 끼고 산다”면서 “서울신문을 20년 더 다녀야 한다. 신문사에 사주가 생겨 미래가 불확실해지거나, 무너지는 곳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A조합원은 “이번 사건은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스스로 주인인 회사를 위해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다. 회사에 애정이 있다면 지분인수에 뜻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정치부 소속 B조합원은 “우리 스스로 회사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면서 “후배들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국면에서 뭉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안전팀 소속 C조합원은 “지분 매입은 할 수 있다”면서 “다만 모든 조합원이 경제적 여유가 있는 건 아니기에 결단 내리기가 쉽지 않다. 우선 지분을 매입한 후 사측에서 임금을 올려주는 등 전향적인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형우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 지부장은 “하루 한 갑 담배를 피우면 15만 원”이라면서 “조합원 지분 매입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선 지분을 매입한 후 상황이 안 좋으면 다시 팔아도 된다”고 말했다. 장 지부장은 “(기재부에) 애매하게 당할 바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다가 파는 게 낫다”면서 “우선 천장에서 새는 물부터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원 지분 매입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나왔다. 독자서비스국 D조합원은 “조합원 개인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최선”이라면서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매입은)결국 직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닌가. 지분구조 변경 없이 정부지분 매각 자체를 막는 방향은 없나”라 물었다. 박록삼 우리사주조합장은 “정부의 결정을 번복하기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있다”면서 “다만 우리가 입장을 모호하게 남기면 호반건설이나 호반과 강한 유대감을 가진 기업이 1대 주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프레스센터 사옥 (사진=미디어스 자료사진)

일부 조합원은 서울신문이 소유한 프레스센터 건물을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스센터는 서울신문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 E조합원은 “조합원 개인 자금을 모아 기재부 소유 지분을 매입하는 건 장기적인 대안이 아닐 수 있다”면서 “기재부가 서울신문 지분을 정리하고자 하는 이유가 재정 확충이다. 차라리 ‘프레스센터 건물을 매각해 지분에 따라 돈을 나누자’고 제안하는 건 어떤가”라고 말했다. 논설실 F조합원은 “직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건물(프레스센터)을 매각해 (지분 매입에 들어간 대출을) 갚는 등 직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프레스센터 매각 주장이 나오자 시설안전관리국 G조합원은 “신문사니까 기자들이 더 중요하겠지만, 건물이 매각되면 안전관리국·윤전국 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해결한 후 더 좋은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선 건물이 존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상훈 경영기획실장은 “회사는 사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서울신문의 가장 큰 자산은 프레스센터다. 직원들이 프레스센터 잠재력과 가치를 잘 모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경향신문은 과거 한화그룹이 소유한 언론사였는데 수천억 원의 빚을 떠안고 독립의 길을 나섰다”면서 “경향신문이 재정 정상화를 이루기 전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알 거로 생각한다. 경향신문 임직원들은 뼈를 깎는 시기를 보내 스스로 운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서울신문은 경향신문과 비교해 몇 배나 조건이 좋다”면서 “구성원 결단의 문제다. 서울신문 독립을 위해 구성원들이 전향적으로 생각해 의견을 모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록삼 조합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재부 소유 지분 인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하겠다”면서 “투표결과에 따라 우리사주조합 공익과 조합원 개인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빠르면 30일, 늦으면 내달 초 투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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