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패배였습니다.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끌고 갔어야 했는데 조금은 부담감을 안고 조별예선 3차전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3일 오전(한국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막판 집중력 저하로 연속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패, 승점 3점을 기록하며 프랑스에 골득실에서 앞선 2위로 3차전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한국은 후반 14분, 김영욱(전남 드래곤즈)의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프랑스의 파상 공세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면서 아쉽게 경기를 마쳐야 했습니다.

▲ 이광종 U-20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이번 프랑스전은 이광종호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던 경기였습니다. 경기 전만 해도 1차전 승리를 기록한 한국이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1-4로 대패한 프랑스보다는 월등히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경기에서도 1-1을 만드는 과정까지 좋은 흐름을 끌고 가면서 나름대로 잘 풀리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더 몰아쳐야 했던 상황에서 느슨한 경기 운영을 펼치다 도리어 화를 자초했습니다. 후반 35분 게이다 포파나에게 결승골을 내준 뒤, 후반 종료 직전 알렉산드로 라카제트에게 쐐기골까지 내주면서 분패하고 말았습니다. 비교적 잘 싸우기는 했지만 기본적이면서도 요한 부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많이 뼈 아팠던 한판이었습니다.

한국은 후반 중반까지 비교적 경기를 잘 운영해 나갔습니다. 전반 초반, 다소 긴장한 탓이었는지 볼 점유율에서 26-74까지 뒤지는 양상을 보였지만 전반 15분 이후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펼쳐나가면서 프랑스와 대등하게 경기를 가져갔습니다. 물론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질 수루에게 기습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좋은 기회를 잇달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후반 14분, 프랑스 진영 패널티 박스 왼쪽 부근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고, 킥 능력이 좋은 김영욱이 오른발로 상대 골문 왼쪽 구석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흐름을 타고 있는 분위기에서, 프랑스를 더욱 조급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골이었습니다. 더욱 몰아치기를 했다면 흐름은 분명히 한국 쪽이었기에 프랑스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후반 20분 이후 한국은 다소 느슨한 경기 운영을 펼치며 프랑스에 잇따라 공격을 허용했습니다. 육탄 방어를 하면서까지 막기는 했지만 프랑스 공격진에 공간을 내주는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더욱 몰아쳤어야 하는 공격 역시 측면 플레이어들의 체력 저하 탓이었는지 좀처럼 더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광종 감독은 1차전 말리전에 나오지 않았던 이종호, '프랑스파'이지만 1차전 말리전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나오지 못했던 이용재까지 출격 대기시켰지만 교체 타이밍 역시 다소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결국, 후반 35분 포파나에게 슈팅을 허용한 것이 중앙 수비수 김진수의 머리를 맞고 굴절돼 들어가면서 1-2로 다시 프랑스가 앞서나갔고, 후반 45분 라카제트에게 또다시 한 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공격적인 선수들을 잇따라 투입하기는 했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후반 20분 이후의 선수들 플레이, 그리고 선수 기용은 분명히 문제가 있었습니다. 흐름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말리전 때처럼 더욱 자신 있게 몰아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마무리가 나빴고, 오히려 상대의 역습에서 다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며 잇달아 결정적인 슈팅을 내줬습니다. 또한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로 우리 진영에서 상대 선수에 패스 미스를 하는 장면도 몇 차례 나와 아찔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잘 싸웠다고는 해도 전반적인 경기 운영, 집중력 면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워야 했던 프랑스전의 이광종호였습니다.

▲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프랑스에 1-3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 후 아쉬워 하며 퇴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어쨌든 따끔한 주사를 맞고 이광종호는 홈팀 콜롬비아와 조별예선 3차전을 갖는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조 3위에 오르더라도 6개 조 가운데 상위 4팀이 16강에 오를 수 있는 '와일드카드' 룰이 있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이광종호는 이 경기를 잘 치러야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열광적인 콜롬비아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한다 해서 움츠러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흐름을 잘 이끌어 나가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터트리는 기본적인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말리전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던 이광종호. 프랑스전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확실한 승리 해법을 찾고 남은 경기에 잘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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