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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약속한 공공성 정책은국회 과방위 20일 밤 청문보고서 채택…수신료 인상-미디어혁신위-분리공시제 등 제도개선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7.21 13:01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20일 밤 채택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방송·통신 공공성에 중점을 둔 정책들을 펴 나가겠다는 약속과 함께 낡은 미디어 제도 전반을 손 볼 범사회적 논의기구 필요성에 동의를 표했다. 

한 후보자는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 후임으로 지난해 9월부터 임기를 수행해 왔다. 이번 청문보고서 채택으로 오는 31일까지 잔여 임기를 마친 후 새로 출범하는 5기 방통위의 수장을 연이어 맡게 됐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중대한 미디어 변혁의 시기에 위원장 후보자로 다시 지명된 만큼 사명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며 향후 공공성을 중심으로 한 방송·통신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의사를 비교적 분명하게 내비쳤다. 그간 방통위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미디어 정책이 '자유방임' 기조로 시장논리에 휩쓸려 왔다는 비판적 평가가 사회 각계에서 적지 않았다. 한 후보자가 이끌 5기 방통위의 공공성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한 후보자 청문회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사안은 '수신료 현실화' 방침이었다. 방송통신 융합환경에 따라 수년 째 지속된 공영방송 경영수지 악화는 '공영방송 제도'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매년 수백억원대 규모의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존립 가능성은 불투명해졌고, 시장 의존도는 높아져 갔다. 한 후보자는 "공영방송 재원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수신료 인상 추진을 시사했다. 방통위는 2019년 업무보고에서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과 별개로 수신료 인상을 검토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회계분리 등 수신료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던 바 있다. 

한 후보자 발언 못지 않게 눈여겨 볼 대목은 관련 질의를 한 과방위 소속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다. 방송법상 수신료는 방통위를 거쳐 국회 승인으로 확정되기 때문이다.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 현실화 논의는 국민적 거부감이 뒤따르는 문제로 그간 정치권에서는 가급적 관련 논의에 선을 그어 왔다. 

우 의원은 청문회에서 "수신료 인상으로 인해 여유가 생기는 방송광고 여유분을 타 방송매체로 이전시키는 시장 선순환을 만들지 않고서는 지상파 위기의 극복은 굉장히 어려워진다"며 "기존에 지상파 공영성 강화하기 위해 했던 여러 규제와 재원구조 흐름을 바꾸지 않고서는 KBS, MBC 뿐만 아니라  SO, IPTV에 이르기까지 전체 사슬구조가 10년 안에 무너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방송산업의 전체적 흐름이 OTT, 넷플릭스 등으로 다 넘어가고 있다. 기간방송, 공영방송이 무너져 가서야 프로그램 생산기지로서의 존재가치인 공적프로그램 품질 등이 떨어져 시청자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5기 방통위 최우선 과제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해 줄 것을 한 후보자에게 요청하고, 국회 차원의 논의를 촉구했다.

이동통신 정책과 관련해서는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제도 개선, 분리공시제 도입, 5G 이용자 피해 대책 마련 등이 제시됐다. 

단통법의 경우 사업자 간 가격 경쟁을 제한해 휴대전화 구매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건전한 경쟁을 통해 이용요금이나 단말기 가격 인하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그 중 하나로 분리공시제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때 유통점에 이통사가 지급하는 지원금(보조금)과 휴대폰 제조사가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따로 구분해 공시하는 '단말기 분리공시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다. 이통사와 제조사의 마케팅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통시장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정책이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에서 분리공시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분리공시제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되었으나 자동 폐기됐다.

다만 한 위원장은 휴대전화 구매 시 유통시장과 이통시장을 완전히 분리하는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위원장은 "당장 시행하기에는 수만에 달하는 유통점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중소상공인의 생계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전국 상용화' 선언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이용자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5G 요금제·품질 문제에 대해서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사후 규제는 방통위 영역"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후보자는 "사업자들 나름대로 망 구축 문제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적극 협의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서비스 품질과 함께 도마위에 오른 5G 요금에 대해서는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강화를 위한 미디어 정책 발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법과 제도, 분산된 정부부처 문제를 풀기 위해 범사회적 논의기구 필요하다는 한 후보자 발언도 나왔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미디어혁신위원회' 설치 필요성에 대해 질의하자 한 후보자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최근 시민사회가 방통위에 미디어 개혁 관련 의제를 제안했다"면서 방통위, 과기정통부, 문체부 등 관련 정부부처와 시민사회, 미디어 산업계 등이 참여하는 기구 설치 필요성에 동의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방통위는 과방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중장기 방송제도 개선과 관련해 "범사회적 숙의과정과 심층적인 연구검토가 필요한 정책과제는 각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과 정책연구 등을 통해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당시에도 한 후보자는 "범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공약으로 미디어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국회, 정부 관련 기관 등이 참여하는 한시적 미디어혁신기구를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민주당은 "미디어콘텐츠 전담 부서 일원화를 추진"하겠다며 "각 부처별로 나누어져 있는 미디어 콘텐츠 관련 법률을 통합, 단일 미디어콘텐츠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언론시민사회는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를 구성, 1년여 간의 논의 끝에 최근 '커뮤니케이션 기본권'을 천명한 공공성 중심의 미디어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범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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