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인천·경기지역 지상파 OBS 박성희 사장이 비정규직 직원 무더기 해고 지시를 내려 논란이다. 박 사장은 지난달 취재 차량 운전기사·방재실 인원 해고를 지시하고, 이달 카메라 보조를 해고하겠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는 “내부 분란을 만들고 직원들을 옥죄는 박 사장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OBS지부에 따르면 최근 박성희 사장은 최근 보도국 취재 차량 운전기사와 방재실 인원, 제작센터 카메라 보조 해고를 지시했다. 해당국 책임자는 해고 지시가 내려지기 전까지 관련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방재실은 방송사 위험 상황에 대비하는 컨트롤 타워다.

OBS경인TV 사옥 (사진=OBS)

이에 OBS지부는 16일 <박성희 사장은 비정규직 해고를 철회하라> 성명에서 “비정규직을 해고하면 내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OBS지부는 “사측은 방재실 업무를 주간에는 경영국, 퇴근 후에는 당직자, 당직자 퇴근 후에는 주조정실 근무자에게 맡기려 한다”면서 “직원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라면 왜 처음부터 방재실에 전문 인력을 배치했었는가. 방재업무는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전담인력이 필요한 곳”이라고 비판했다.

OBS지부는 “취재 차량 운전 업무는 안전과 직결된 것으로 당연히 전담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카메라 보조 업무 또한 겸직을 하거나 여러 사람이 나눠서 십시일반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반드시 한 사람의 몫이 필요한 자리”라고 밝혔다.

OBS지부는 사측의 비정규직 해고가 단체협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OBS지부는 “비정규직 해고로 조합원 업무가 가중된다면 단체협약 제4조 ‘기존 노동조건 저하 금지’ 조항 위반”이라면서 “박성희 사장이 부서별로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기존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추가시키는 것은 기존의 노동조건을 명백히 저하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OBS지부는 “백번 양보해서, 비용 절감이 인원 정리의 이유라면 홍종선 방송부사장을 먼저 내보내라”면서 “박성희 사장은 ‘자체 자금으로 제작을 안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송의 질을 높이고 제작 활성화를 위해 선임한 부사장은 왜 계속 자리에 두는가”라고 반문했다. OBS지부는 “홍 부사장이 지난 1년 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가”라면서 “그는 결재선만 차지하고 있어 방송실무자들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부사장 월급이면 비정규직 인원 3명은 충분히 고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OBS지부는 “분란을 만들고 직원들을 옥죄는 박성희 사장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지금 OBS는 대주주 개입으로 대표의 리더십이 사라지고, 내부 분란과 이해 충돌만 발생하고 있다. 박 사장은 OBS 최고 결정권자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정수 OBS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30일 월례회의에서 ‘올해 경영실적에 따라 방송사업을 접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은 최근 OBS 사내에서 만난 직원에게 "너희들 곧 망할 것 같은데 어쩌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OBS 경영진은 노조와의 소통 과정에서 백 회장 등 대주주가 방송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해왔지만, 대주주가 구체적인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OBS 내부 구성원들의 동요가 상당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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