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최근 당내·외 불거진 ‘고 박원순 전 시장 조문 갈등’에 대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진통”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정당의 의견이 꼭 하나로 일치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의당이 새로운 가치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10일 박원순 전 시장 조문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느낄 수 있는 고립감을 우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장혜영 의원도 류 의원과 뜻을 함께했다. 하지만 두 의원의 발언 후 ‘장례 기간에 도리가 아니다’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정의당 탈당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심상정 대표는 14일 “두 의원의 메시지가 유족·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정의당에서 류호정·장혜영 의원, 심상정 대표에 대한 지지와 비난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왼쪽부터 장혜영, 심상정,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17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격렬한 진통”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번 사건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당원들이 탈당하는 건 마음 아프지만, 정당의 의견이 꼭 하나로 일치해야 하는 건 아니다. 공존 가능한 이견을 가진 집단이 정당”이라고 말했다.

박원석 의장은 “류호정·장혜영 의원과 심상정 대표 발언이 파편화돼서 너무 도드라지게 언론에 부각된 측면이 있다”면서 “류호정·장혜영 의원도 유가족에 대한 위로를 표현했다. 다만 피해자가 느낄 위력과 억압을 더 신경 쓰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추모와 피해자 중심주의가 공존 가능하다는 게 정의당 입장”이라면서 “마치 당내에서 굉장한 대립이 있고, 분란이 소지가 있는 것처럼 비친 측면은 아쉽다”고 털어놨다.

박원석 의장은 류호정·장혜영 의원에 대해 “정의당이 왜 청년 쿼터를 둬서 두 국회의원을 만들었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장은 “새로운 시대 감각과 목소리가 정의당 내, 정치권 내에서 커지도록 하는 게 진보정당을 이끌어왔던 사람들의 임무”라면서 “당내에서 합리적이고 질서 있는 토론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원석 의장은 ‘민주당 이중대’ 비판에 대해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개혁에 공조보다는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협력해야 할 일까지 억지로 비토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기존 정치권 내 고여 있는 의제, 사회에 대변되지 않은 목소리에 대해선 과거 관계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석 의장은 서울시의 ‘성추행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민관합동조사단’ 추진에 대해 “민관합동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서울시는 조사에 직접 개입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서울시는 문제 해결의 당사자면서 조사 대상”이라면서 “조사는 외부 전문가와 시민사회에 맡겨야 한다. 서울시는 조사에 협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충분”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도 할 수 있다”면서 “서울시나 수사기관의 조사나 결론이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책임이 있는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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