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가 ‘2020 경영혁신안’ 후속조치로 빠른 시일 내에 ‘노사협의체’ 구성을 꼽았다. 이에 대해 과반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노사협의체 성격에 대해 노조와 합의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영혁신안의 삼진아웃 퇴출 제도 보완 등과 관련해 KBS본부는 조합원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일 나온 KBS사보에 실린 내용 갈무리

3일 KBS는 사보를 통해 양승동 KBS사장이 ‘2020경영혁신안’을 발표한 다음 날(2일) KBS 임원회의에서 5가지 핵심 과제별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고 알렸다. 이와함께 혁신안 실행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노동조합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핵심과제 중 인건비 비중 축소 등 내부 경영혁신과 불합리한 인사제도 개선은 노사가 협의하고 합의해야 하는 사안일 뿐만 아니라, 공영방송의 미래와 혁신을 위해서는 노조와 긴밀히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눠야 한다는 판단"에서 노사협의체 구성을 제안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양승동 사장은 경영혁신안 핵심과제 중 하나로 ‘인건비 비중을 낮추는 방향의 경영혁신’을 언급했다. 그는 “KBS의 인건비 비율을 2023년까지 30% 이하로 만들겠다”며 4년 동안 직원 1천 명 감원, 특별명예퇴직제도 보완, 직무 재설계에 따른 조직개편, 성과급제 대폭 확대 및 성과보상 인센티브 제도 개선, 삼진아웃 등 퇴출제도 실효성 강화, 새로운 성과평가 시스템 개발 등을 거론했다.

또 하나의 핵심과제로 언급된 ‘사내의 불합리한 인사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연차제도 개선, 그린라이프 연수제 폐지, 안식년 중 희망직무에 한해 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분기별 퇴직을 월별 퇴직으로 전환해 정확히 만 60세가 도래하는 달에 퇴직하는 것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이 노사협의체를 제안하기 전에 협의체 성격에 대해 노조와 합의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특히 인건비, 인사제도 개선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직원들을 보호할 대안도 밝히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3일 KBS본부는 ‘혁신안 노사협의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인건비, 인사제도 개선은 노사가 협의하고 합의할 사항이 분명하다”며 “KBS본부는 혁신의 객체나 걸림돌이 되지는 않겠으나 혁신으로부터 파행되는 피해로부터 사원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가 되겠다”고 했다.

이들은 사측이 새로운 제도와 관련된 정확한 취지와 부작용 방지책을 가져와 설득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사측이 실천하겠다는 직원 퇴출 제도는 직원들을 옥죄고, 악용되면 회복 불능의 피해자를 낳을 수 있으며 창의와 혁신이 생명선인 일터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며 부실한 성과보장시스템의 공정성 및 제고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KBS본부는 노사협의체의 목적과 관련해 “미흡한 혁신안에 대해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정 보완하는 것”이라며 “조합원의 지혜와 우려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는 대의 기능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노조 동의라는 허울로서 노사협의체를 부실한 혁신안의 포장지로 활용하려 한다면, 협의체 구성 제안을 사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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