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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윤리위, 코로나19 확산에 성소수자 연결지은 언론사 무더기 제재조선·국민·머니투데이·연합뉴스 등…"코로나19 방역에 지장 초래한 보도"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7.03 15:20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을 보도하면서 성소수자를 강조한 언론사에 무더기 제재를 내렸다. 제재를 받은 언론사는 조선일보·국민일보·머니투데이·연합뉴스 등이다. 신문윤리위는 “성소수자를 강조한 보도는 방역 활동에 지장을 초래한 원인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다수 언론은 성소수자를 비판 대상으로 삼았다. 조선일보는 5월 9일 <이태원 쇼크… 불금에도 불 꺼져>, <‘게이 골목’으로 불린 킹클럽 일대> 기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성소수자라고 추측할 수 있는 표현을 썼다. 조선일보는 “‘용인 O번 확진자’로 불리는 A씨는 이 일대(이태원) 클럽과 주점 다섯 군데를 돌아다녔다”면서 “주점인 ‘술판’은 킹클럽과 같은 건물 2층에 있다. 킹클럽 일대는 언덕 지형인 데다 성 소수자 등을 상대로 영업하는 클럽과 주점이 많아 ‘게이 힐(Gay Hill)’ ‘게이 골목’이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밝혔다.

5월 9일 조선일보 <‘게이 골목’으로 불린 킹클럽 일대> 보도

국민일보는 5월 11일 <“게이인데 왜 입장 안내놓냐”…홍석천, 사이버불링 시달려> 기사를 작성했다. 홍석천 씨에 대한 사이버불링을 비판하는 기사 제목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국민일보는 홍석천 씨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담긴 댓글을 여과 없이 소개했다.

강원일보와 머니투데이는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수면방’을 자극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머니투데이는 5년 전 취재기를 들고나왔다. 이 외에도 연합뉴스·뉴시스·뉴스1·동아닷컴·문화일보·세계일보 등 언론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을 ‘게이클럽’이라고 특정했다. 코로나19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의 성적지향에 초점을 맞춘 보도였다.

한국신문윤리위는 제943차 심의결정(6월)에서 이들 언론사에 무더기 ‘주의’ 처분을 내렸다. 신문윤리위는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독자들은 확진자 A씨가 게이 클럽과 게이 골목을 다녀갔다는 사실만으로 게이로 받아들이는 등 성 정체성에 대한 근거 없는 추측을 할 수 있다”면서 “특정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위는 “성적지향은 민감한 개인정보”라면서 “성적지향을 암시한 보도는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 방역보다는 성 소수자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이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 조장이라는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홍석천 씨를 비난하는 댓글을 그대로 노출한 국민일보

신문윤리위는 국민일보 보도에 “국민일보의 제목은 네티즌 발언을 직접 인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편집자의 주관이 강하게 개입된 표현”이라면서 “홍 씨를 지목하며 입장표명을 강요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기사 제목은 내용을 왜곡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홍 씨의 명예를 훼손한 측면이 있다”고 규탄했다.

신문윤리위는 ‘수면방’ 보도를 한 강원일보·머니투데이에 주의보다 한 단계 높은 ‘경고’ 제재를 내렸다. 신문윤리위는 “확진자 동선만이 아니라 ‘찜방’에서 벌어지는 성행위 등을 적나라하게 파헤침으로써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부추겼다”면서 “이로 인해 성소수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더욱 기피하게 해 방역 활동에 지장을 초래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신문윤리위 (사진=연합뉴스)

신문윤리위는 이태원 클럽을 ‘게이클럽’으로 명명한 언론사 30곳에 ‘주의’ 결정을 내렸다. 신문윤리위는 “신문들이 경쟁적으로 기사를 내보내 양은 넘쳐나고 질은 선정성을 드러냈다”면서 “클럽에 갔던 사람이나 성 소수자는 혐오의 대상처럼 비치고, 당사자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를 꺼려 검사를 피하게 돼 ‘공익을 위한’ 보도는 방역에 되레 해가 되고 말았다. 해외언론도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의 성 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 상황을 우려하는 기사를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신문윤리위는 “이들 언론사 보도들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 및 이들에 대한 편견 배제’라는 신문윤리실천요강의 권고를 간과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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