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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무한도전이 아니라 무한도전의 유재석이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1.07.26 11:16

무한도전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조정 특집은 그들이 그동안 해왔던 도전들과 질이 다른 힘겨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체력 아니면 결코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고난이도 미션에서 문제가 생기고 힘겨움이 동반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누군가의 무한도전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해서 무한도전이다

지난 방송 이후 많은 이들은 '유재석의 리더십'과 '박명수의 욕설 논란'으로 무도를 평가해왔습니다. 극단적인 평가 사이에서 정작 중요한 무도는 사라진 채 일부 출연자의 모습에 경도되거나 비난의 대상으로 삼아 무도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더욱 조정이라는 스포츠 자체가 혼자 잘해서 되는 운동이 아니라 함께 하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경기입니다.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입니다. 그럼에도 외부의 시선은 그런 스포츠의 위대함을 들여다보기보다는 특화된 누군가를 통해 이슈를 만들기만 할 뿐입니다.

   
 
평균 이하의 인간들이 모였다고 표방한 무도는 이젠 평균 이상의 존재들이 보여주는 그들만의 특별한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평균 이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시청자 어느 누구도 자신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에 그들의 구호는 그저 스스로를 낮추기 위한 구호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방송에서 그들이 참가하는 대회의 풀코스를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대회를 위해 합숙훈련에 돌입한 그들은 첫 날 처음으로 2,000m 완주를 시도했지만 처음부터 삐걱대는 상황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며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아니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문 선수도 아니고 조정이라고는 생전 처음 접해보는 그들이 몇 달 연습해 남들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모습을 갖춘다는 것은 어쩌면 평생 조정을 해온 선수들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힘만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적절한 테크닉과 함께 배에 탄 아홉 명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나아갈 수 없는 조정의 특징은 간단하게 습득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기본적인 체력마저 미달인 참가자들로 인해 정상적인 코스 완주가 힘겨웠다는 점입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런 상황에서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이용해 최선을 다해 연습해왔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의 훈련으로 그 힘겨운 조정을 능숙하게 하기는 힘든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제나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유재석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레슬링 특집이나 다른 특집들에서도 누구보다 부지런히 앞장섰던 만큼 조정 특집에서도 유재석의 모습은 본받을 만합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다른 멤버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그의 모습은 대단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유재석이 대단하다고 다른 이들이 비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어떤 누구도 2,000m를 완주하는 사이 노를 놓거나 자신의 책임을 포기한 이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형돈과 데프콘이 그저 얻어 타고 온 것 같다는 코치의 설명은 극단적인 표현을 통해 그들에게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독려하려는 의도가 강했지요.

코치가 두 명은 중간에 포기해버렸다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그 누구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기계적으로 노를 저었고, 저하된 체력 조건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포기는 전혀 다른 문제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완주 후 상황을 복기하며 유재석과 정형돈이 약간의 언쟁을 벌인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유재석으로서는 첫 완주에서 나온 부분을 보완해 다음에는 더욱 열심히 하자는 의도의 말이 전부였고, 정형돈으로서는 포기하지 않은 자신들에게 '포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나온 언쟁이었지요.

웃기는 것 빼고는 뭐든 잘 한다는 정형돈은 올초 부상의 여파가 여전히 그를 휘감고 있고 그런 부담은 여실히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체력 저하가 오는 것은 당연하고 이런 상황에서 고도의 체력을 요하는 조정 경기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박명수 역시 40을 넘긴 상황에서 체력적인 도전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 왔습니다. 상황극에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는 박명수이지만 체력을 앞세운 도전에는 작아지기만 하는 그에게 '조정 특집'은 힘겨움일 수밖에 없습니다.

   
 
각각의 사람들은 잘 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체력적인 도전에 강한 이들이 있고 순발력이나 기동력을 앞세운 혹은 두뇌 회전을 요하는 도전에 두각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어떤 도전에서나 최고일 수 없는 상황에서 유독 한 사람을 신격화하고 다른 이들을 그저 그를 추종하는 존재로 만드는 상황은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을 힘들게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무한도전의 도전은 성공을 위한 도전은 아닙니다. 성공이 목표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한 도전입니다. 그렇기에 평균 이하의 그들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도전을 통해 탁월한 실력을 보여 모두가 감탄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그 도전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고 도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가 중요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 하나만을 위한 무한도전이 된다면 더 이상 그들의 도전은 가치를 얻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탁월한 한 명을 위해 들러리를 서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이는 무한도전의 위기라고 이야기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점점 강도를 높여가며 도전 과제를 늘려가는 무도로서는 어쩌면 프로 레슬링이 정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육체적인 한계가 명확한 이들이 부상 위험까지 무릅쓰며 모든 것을 던졌던 '프로 레슬링'을 지나며 그들의 도전은 극기 체험과도 같은 형식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닌가란 의구심도 들게 합니다.

'조정 특집'이 어쩌면 그런 우려를 현실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합니다. 조정이란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경기임에도 누구 하나를 부각시키거나 누군가를 위한 경기라도 되는 듯 조장되는 상황은 무도 제작진도 출연진도, 시청자까지도 원하는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일부 네티즌들이 부추기는 신격화와 비난이 반복되는 상황은 무도의 위기라 조심스럽게 말해도 좋을 상황입니다. 대다수의 시청자와 무도 스스로도 이런 상황들을 반가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누구 하나가 특별한 스타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도 아니고 지배구조(굳이 지배구조라고 한다면 서로 먹고 먹히는 결과적으로 누구도 지배할 수 없는 뫼비우스 띠 같은 구조가 무도이지요)를 지향하고 이를 통해 웃음을 유도하는 방송도 아니었기에 유재석을 신격화하는 것은 불편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물론 의도적인 방식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다른 멤버들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겨졌고 유재석으로서도 전체를 바라보며 수위를 맞춰야 하는 어려운 일이 주어졌습니다. 방송을 본 이후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에 대한 생각 역시 다양합니다.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한 가지는 혼자만 돋보이거나 혼자를 위한 다수가 아니라 함께라는 명제가 곧 무한도전이라는 점입니다.

어떤 도전이든 결과와 상관없이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그들이 흘리는 땀과 노력이 중요할 뿐 얼마나 세련되고 그럴듯한가는 문제가 아니지요. 경합하는 꼴찌를 지향하자는 유재석의 말처럼 그들이 원하는 것은 1등이 아니라 열심히 하는 모습 그 자체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부 언론이나 네티즌에 의해 불거지는 위기론은 과정을 무시한 앞선 결론짓기라고 생각됩니다. 여전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그들에게 이런 저런 힘겨움과 고난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마저 식상하다 한다면 세상 그 어떤 도전도 식상할 수밖에는 없겠지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각자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누가 잘났고 못났고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아름답다는 것이지요.

우리에게는 낯설었던 조정이라는 경기를 익숙하게 만들고 있는 무도. 경기 규칙이나 그 자체에 대한 어색함은 무도의 도전으로 상당히 익숙해졌습니다. 조정이라는 경기가 여타 스포츠가 그러하듯 서로를 믿고 화합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무모한 도전은 아름답고 흥겹기만 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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