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양승동 KBS 사장이 1일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7월 조회사에서 수신료 현실화 추진을 선언했다. 양 사장은 이날 ‘KBS 2020 경영혁신안’과 관련해 수신료 현실화, 낡은 규제 해소, 인건비 비중 축소, 불합리한 사내 제도 개선, 자회사 성장 전략 등 5가지 핵심 과제를 발표했다.

양 사장은 “KBS가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이 되려면 수신료 재원이 전체 재원의 70%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현재 45% 전후에 머물고 있다”며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양 사장은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을 통해 고도로 효율적인 회사로 거듭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하반기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출범시켜 40년째 동결된 수신료를 올리는 데 힘써보겠다”고 밝혔다.

7월 1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회사에서 '2020경영혁신안'을 발표중인 양승동 KBS 사장 (사진=KBS)

양 사장은 20년 전 만들어진 방송법 제도가 급변하는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광고, 편성 규제 등을 꼽았다. 또한 양 사장은 “유효자산을 막고 있는 법령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며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KBS 자산 활용 수입을 공사재원의 하나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 사장은 “신규채용은 중단할 수 없다”면서 “매년 적정한 신규채용을 유지하면서 1000명을 줄이려면 상당한 규모의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특별명예퇴직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KBS 경영진은 올해 1000억 전후의 사업적자가 예상된다며 대책 중 하나로 인건비를 30% 이하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4일 2020경영혁신안 가안이 이사회에 보고된 이후 신규채용을 중단하는 게 아니냐는 보도들이 쏟아졌다. 이틀 뒤인 26일 사측과 경영혁신안을 두고 한 차례 논의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경영혁신안에 ‘신규채용 잠정중단’안이 포함돼 있다며 신규채용을 중단하지 말라는 취지의 성명을 낸 바 있다.

양 사장은 날렵하고 탄력적인 조직 구성을 위해 현재 직종 중심의 인력에서 직무 중심의 인력 재배치를 하반기에 시행, 전사적인 직무 재설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성과 기반의 급여, 보상체계를 만드는 등 성과급제 확대와 더불어 삼진아웃제의 실효성을 높여 합리적인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양 사장은 “내부 혁신과 불합리한 인사제도 개선 등은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며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체 직원들에게 힘써달라고 했다. 이에 대한 의지 표명으로 사장 및 임원들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사장 조회사 이후 언론노조 KBS본부는 “양 사장이 오늘 조회사에서 KBS본부의 요구를 반영하여 신입사원 충원을 전향적으로 약속한 점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며 “감원보다 직무 분석, 가치판단, 재설계가 선행되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KBS본부는 조직슬림화를 위한 대책으로 나온 ‘저성과자 재교육과 삼진아웃’을 두고는 “과도한 공포감으로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며 “KBS본부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연코 막을 것이며 부실하고 불공정한 성과보상 시스템으로부터 우리 조합원을 지키는 방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입 확대의 전략 구체화’, ‘방송법 개혁은 언론개혁과 함께’ 등의 추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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