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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출사표’, 방영 전부터 정치편향성 논란 휩싸여미래통합당 "7월 1일 첫 방 보고 소송 여부 결정"…KBS "진보-보수 모두 비판"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06.29 11:39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7월 1일 처음 방송되는 KBS2TV 수목드라마 <출사표>가 방송 전부터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다. 미래통합당은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구도를 설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제작진은 “진보-보수 비리 풍자 코미디”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공영방송인 KBS에 과도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과 함께 소송을 언급하는 통합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논란이 된 드라마 <출사표>는 1년짜리 계약직 구의원이 된 청춘의 취업기이자 생활밀착형 정치극이다. 취준생이 구의원이 돼 불량 정치인들의 잔치판을 통쾌하게 뒤엎는 1승을 꿈꾸는 내용으로, 이 중 정치인 캐릭터 설정이 논란이 됐다.

KBS홈페이지 '출사표'에 올라와있는 인물 관계도

드라마 홈페이지에 나온 인물소개에 따르면, 가상의 정당 ‘애국보수당’ 소속 정치인은 ‘그릇되고 부당한 부동산 재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단순무식 좌우명으로 기선제압을 시도하는 청소업체 대표’ 등으로 묘사된다. 반면 ‘다같이진보당’ 정치인은 ‘해직기자 출신 정치 엘리트’,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출마한 전직 경찰’ 등으로 설명된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미디어국은 지난 25일 <출사표>가 선거개입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논평을 냈다. “뒤가 구린 캐릭터는 보수정당 측에 배치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는 진보정당 측에 배치해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구도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통합당 미디어국은 통합당으로 묘사되는 정치인들은 최근 민주당에서 논란이 된 조국, 윤미향 등의 인물과 닮아있다고 했다. 통합당 미디어국은 “법적 공방을 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한다며 KBS 스스로 시정하라”고 했다.

다음날 KBS는 드라마 내에 당적을 가지고 나오는 인물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부분 선한 인물로 설정돼 있지 않다며, 무소속 등장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진보-보수 양측의 비리를 파헤치고 코미디를 추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의도적으로 진보는 선이고 보수는 악이라는 편향된 프레임 내에서 인물구성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주인공은 본인의 생각에 잘못됐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인물이며 극 전개 상 한쪽의 편으로도 치우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논란 이후 내용이 수정된 KBS <출사표> 홈페이지 인물 소개란 (사진=KBS)

제작진은 ‘애국보수당’ 소속 의원들의 인물소개를 일부 삭제했다. 삭제된 내용은 “음주운전, 뺑소니, 도박, 성희롱으로 수차례 걸렸지만 모두 무혐의를 받았다”, “내로남불의 전형” 등이다.

미래통합당 미디어국은 <출사표> 첫 방송을 보고 소송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디어국 관계자는 29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인물소개란만 보면 진보, 보수를 공정하게 비판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문제의식에서 성명이 나왔다”며 “첫 방송에서 공정하고 진정성 있게 다루면 별 문제없다고 보지만 아니라면 소송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KBS드라마 <출사표>에 발끈한 통합당’이라는 주제로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을 다루며, 논란이 발생하면 소송에 기대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특히 소송이 잦은 통합당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치권에서는 무슨 일만 있으면 여야 가리지 않고 언론에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한다”며 과거 사례를 나열했다. 민주당은 총선 직전 경향신문 칼럼 ‘민주당만 빼고’를 두고 소송에 나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통합당은 2017년 대선 이후 홍준표 의원 낙선을 목표로 홍 의원이 거짓말을 많이 한 것처럼 보도했다며 SNU 팩트체크 센터에 민사 1억원 소송을 걸었지만 1심에서 무죄로 기각됐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방명록에 ‘대일민국’이라 적었다는 사실을 보도한 언론들에 무차별 소송이 가해졌지만 이 역시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김 대표는 “통합당이 언론에 피해의식이 있고, ‘습관성 소송 증후군’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출사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KBS가 공영방송이라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21년 만에 종영한 <개그콘서트>를 사례로 들었다. 중앙일보 29일자 보도에는 개콘의 인기 하락 요인 중 하나로 정치적 논란을 들었고, 서수민 전 <개그콘서트> PD는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콘의 경우, 손발 다 묶어두고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도 이와 같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출사표' 논란에 가세했다. 그는 27일 자신의 SNS에 여권 인사들이 받는 의혹과 각종 사건들을 언급하며 드라마 <출사표>에서 여권 인사들의 문제도 모두 다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진 전 교수는 “앞으로 (드라마에서)진보당 서울시장 후보가 키스 미수 사건으로 도중에 사퇴하고, 진보당 도지사가 비서 성추행으로 구속되고, 진보당 광역시장이 직원 성추행으로 기소되고, 진보당의 숨은 실세가 여기저기서 뇌물을 받고, 진보당 정권의 민정수석이 그에 대한 감찰을 무마해주고, 진보당 정권 청와대 비서실장 이하 청와대 비서들이 대통령 친구 시장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을 하고”라고 썼다. 

드라마 <출사표>는 오는 1일부터 매주 수요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KBS2TV에서 방송된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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