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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위원이면 상식적 판단?통합당 추천 전광삼·이상로, ‘정치 활동' 등 갖가지 물의…공정성-객관성 등 법제도 한계 드러내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6.24 09:08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미래통합당 추천위원들이 ‘정치 활동’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이상로 위원은 극우 인사에게 심의자료를 유출하고 5·18·세월호 관련 망언으로 스스로 심의 대상에 올랐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현직 위원 신분으로 공천을 신청해 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을 불러왔다. 

4기 방통심의위가 구성된 지 2년 6개월이 흘렀다. 9명의 위원 중 심의 외적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은 미래통합당 추천 몫인 전광삼 상임위원·이상로 위원이 유이하다.

왼쪽부터 이상로 위원, 전광삼 상임위원 (사진=연합뉴스)

이상로 위원은 매년 한 차례씩 방통심의위에 논란을 불러왔다. 이 위원은 방통심의위 위원으로 임명되기 전 ‘태블릿PC 조작보도진상규명위원회’ 집행위원을 지내며 'JTBC 태블릿PC 보도 조작설'을 주장해 왔다. 이 위원은 2018년 방통심의위가 JTBC 태블릿PC 보도를 심의하자 “태블릿PC 보도는 조작”이라고 고집했다. 또 방통심의위가 JTBC 보도에 ‘문제없음’ 결정을 내리자 이 위원은 유튜브 채널에서 “6개월간 정치심의를 해왔다”·“심의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로 위원은 허구로 밝혀진 5·18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하고 지만원 씨에게 관련 심의정보를 유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방통심의위가 5·18 북한군 개입설 유튜브 영상을 심의하자 이 위원은 민원인 정보·심의 내용 등이 담긴 심의 정보를 지 씨에게 제공했다. 방통심의위는 이상로 위원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자진사퇴 권고안’을 결의했고 이 위원을 심의에서 배제했다. 이 위원은 강상현 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심의 배제 집행정지 신청 기각’이 결정되자 사과의 뜻을 밝히고 심의에 복귀했다. 같은 기간 통신소위는 이 위원이 출연한 유튜브 5·18 북한군 개입설 옹호 영상에 접속차단을 결정했다.

이상로 위원은 올해 4월 세월호 참사 관련 망언으로 또다시 심의대상에 올랐다. 이 위원은 유튜브에서 홍준표 의원의 ‘세월호 해난사고’ 망언,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텐트’ 막말을 두둔하고 나섰다. 통신소위가 이 위원 출연 영상에 접속차단, 의견진술을 결정하자 이 위원은 영상을 비공개 처리해 이를 무력화시켰다. 또 이 위원은 통신소위가 자신의 문제 영상을 심의하는 시간에 극우단체에서 연설을 했다.

이상로 위원이 방통심의위 회의에 불참하고 극우단체 강연에 나섰다 (사진=프리덤뉴스 갈무리)

문제는 이상로 위원이 정치적 행위로 물의를 일으켜도 ‘자진사퇴 권고’ 이상의 제재를 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에 “정치 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는 조항(제20조 3항)이 있지만 이는 위원장·부위원장 등 상임위원에만 해당한다. 심의위원 결격사유 역시 공무원·정당 당원·방송통신사업 종사자 등을 제외하는 선언적 내용에 그친다. 

‘정치활동 금지’ 규제를 받는 상임위원이 문제를 일으켜도 해촉 건의 이외에 뚜렷한 수가 없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을 신청해 논란을 불러왔다. 방통심의위는 대통령에게 ‘전광삼 상임위원 해촉 요구’를 했지만, 전 상임위원은 해촉이 결정되기 전까지 정상적으로 심의에 참여할 수 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전 상임위원이 법적대응을 예고한 이상 무리하게 심의에서 배제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미디어스)

최종선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 지부장은 “대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지부장은 “방통위 설치법에 ‘정치활동 금지’를 넘어서는 금지 조항이 없는 건 방통심의위 위원이 이상한 일을 하지 않을 거라는 상식적 판단 때문”이라면서 “현재 법에 따르면 방통심의위 위원은 무슨 짓을 해도 해촉되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위원 자격 유지 조건’을 법에 추가해 심의위원의 공정성·객관성을 유지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핵심은 방통심의위의 권한과 위상을 줄이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김 처장은 “과거 방통심의위는 방송위원회 산하 작은 조직이었지만 독립기구로 바뀌면서 비대해지고, 문제가 반복·누적됐다”면서 “방통위 위원은 최소한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데, 방통심의 위원은 정치 세력에 대한 충성심만 있으면 자리로 변했다. 차라리 방통심의위의 위상과 권한 자체를 축소하는 것이 근본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물의를 일으킨 위원을 추천한 정당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전광삼·이상로 위원 사건의 경우 개인의 일탈이지만, 역사적으로 누적된 일이기도 하다”면서 “이제는 위원 추천정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권이 방통심의위에 개입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건 방통심의위가 독립적이고 공정한 임무 수행을 할 때의 이야기다. 최소한 정당이 ‘우리의 잘못된 추천이었다. 그의 행위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발언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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