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 시즌에는 '손흥민 열풍'이 독일 분데스리가와 한국 축구를 사로잡을까요. 새 시즌을 앞두고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80년대 차범근 이후 20여년 만에 19살 한국 소년 손흥민(함부르크 SV)이 정말 큰 일을 낼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한국 축구의 신성' 손흥민이 프리 시즌에서 7경기 17골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시즌 전부터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손흥민은 그동안 약체팀들을 만나서 많이 넣은 것 아니냐는 '시샘'에 아랑곳 않고 독일 최고 명문 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리가 토탈 컵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2-1 승리를 견인,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미 독일 언론들은 손흥민을 "미쳤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으면서 '젊은 스타'라면서 새 시즌 맹활약이 기대된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프리 시즌이기는 해도 자신의 몸상태를 완전히 끌어올리며 맹활약중인 이 젊은 선수에 한국뿐 아니라 독일 전체가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 손흥민 ⓒ연합뉴스
아직 시즌이 개막한 것도 아니고 그저 몸풀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기는 합니다만 손흥민이 보여주고 있는 기록, 그리고 폼은 분명히 주목할 면이 많습니다.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줄 안다는 것, 그리고 19살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원숙한 기량을 보여주며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를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손흥민은 양발을 활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자유자재로 골을 넣고 있을 뿐 아니라 프리킥에서도 가공할 만한 능력을 보여주며 7경기 17골, 경기당 2.4골이라는 경이적인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리가 토탈 컵 이전까지 치른 경기가 대부분 아마추어 수준에 불과한 팀과의 경기라 그 무게가 다소 떨어질 수는 있어도 그런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손흥민이 기록한 모든 골은 충분히 가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얻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바이에른 뮌헨 전에서 자신감을 가진 손흥민은 오른발, 왼발로 잇달아 골을 뽑아내며 이 경기에서 유일하게 최고 평점을 받았습니다. 한 마디로 손흥민 때문에 뮌헨은 제대로 한 방 맞은 분위기였고, 그 2골 덕분에 손흥민이 이전에 기록한 골의 의미, 그리고 선수의 가치는 한층 더 올라갔습니다.

손흥민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지켜보며 확실히 지난해보다 달라진 것은 기술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것, 그리고 정신적으로 더욱 안정되고 뭔가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손흥민은 올해 초 아시안컵 이후 이렇다 할 위협적인 폼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용두사미'로 아쉽게 한 시즌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좋은 일도 많았지만 마지막을 아쉽게 보낸 만큼 손흥민은 더욱 이를 악물었고, 아버지 손웅정 춘천FC 감독의 도움을 받아 5주동안 지옥훈련을 하며 자신을 가다듬는 데 더 열을 올렸습니다. 기본적인 트레이닝, 기술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고 꾸준하게 반복하면서 훈련한 결과 비교적 만족스러운 상태를 만들어냈고 결국 프리시즌 경기에서 잇달아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계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매 경기마다 골을 넣고 팀 내에서도 그만큼 입지를 키워주다보니 손흥민은 더욱 자신을 가지고 특유의 긍정 마인드로 매 경기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대단한 골 기록을 낼 수 있었던 큰 힘이 됐습니다.

이 분위기를 손흥민이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고, 얼마 전부터는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장하고 있을 만큼 팀 내 입지가 상당히 확보된 것 같습니다. 특히 새 감독인 미하엘 오웨닝 감독이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시도하면서 손흥민이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프리 시즌동안 꾸준하게 출전시키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선 최고의 성과를 낸 만큼 시즌 초반부터 비중 있는 역할을 부여해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기회를 잘 살리고 부상만 조심한다면 '2년차 징크스'없이 시즌 내내 맹활약하는 손흥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손흥민이 올 시즌에 보여줘야 할 것은 많습니다. 지난해 아쉽게 한 시즌을 보냈던 것을 훌훌 털어내고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인 분데스리거'의 위상을 높이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유럽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스무 살 진입을 앞두고 더욱 높이 떠오르는 한 시즌을 보내고 싶어할 것입니다. 물론 모든 목표를 보여주려면 손흥민이 얼마만큼 의지 있고 자기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강한 의지, 철저한 자기 관리하면 손흥민입니다. 지금도 잘 하지만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많고, 나이 답지 않게 투지가 강한 손흥민이라면 지난해보다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성장 단계지만 충분히 '손흥민 시대'가 도래할 날은 머지않은 듯합니다. 그 가능성을 어쨌든 프리 시즌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흥민 시대'를 위해 기반을 잘 닦아놓는 이번 2011-12 시즌이 되기를, 그래서 흥하는 손흥민이 되기를, 손흥민 개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은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분데스리가 정복, 한국 축구의 별이 되기 위한 손흥민의 도전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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