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가 통일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차기 통일부 장관은 미국을 잘 상대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로 임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김연철 장관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많은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남북관계 악화에 대해 현재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던 시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과 관련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 후임으로 이인영·임종석·홍익표·우상호·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호 통일부 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석좌교수는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통일부 장관을 과거처럼 부총리로 승격해서 무게가 있는 분을 임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통일부 장관의 상대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라면서 “또 지금까지 장관은 대북문제만 바라봤는데,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을 설득하는 일이다. 미국과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한바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석좌교수는 “대북문제는 남·북·미 삼각 구도로 가야 한다”면서 “사전에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자꾸 외교부에 맡기는 것보다는 통일부 장관이 미국에 직접 가서 충돌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중량급, 미국도 잘 아는 사람이 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석좌교수는 “교수님이 가시면 어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20년 전에 장관을 했고, 민주당·친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석좌교수는 이번 남북관계 경색으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박 석좌교수는 “(인사 교체가 이뤄지면) 앞으로 북한에서 ‘김여정이 흔드니까 다 인사 조처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이런 것도 나쁜 교육이 될 수 있다. (북한에) 휘둘리면 국민이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석좌교수는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을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꼽았다. 박 석좌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갖게 된 배신감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볼턴이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던 김정은은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다’고 글을 썼는데 그럴 만하다. 볼턴이 나라 망신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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