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방영된 ‘좁혀진 인사공방’ 리포트의 한 장면이다. 우상호 통합민주당 대변인의 3일 브리핑 내용 가운데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일종의 풍자다.

방통위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되어 있는 점 그리고 위원장 내정자인 최시중씨가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점, 그래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논란이 거세질 것임을 우상호 대변인이 ‘한나라당식 어법’으로 표현했다.

만약 한나라당 지지자들이라면 우상호 대변인의 이 같은 질문에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 것이다. 이기명 후원회장이 노 대통령 최측인 데다 방통위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되어 있는 점 특히 이기명씨가 방송과 통신에 대한 전문성도 없다고 거의 ‘확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비한나라당 지지자들’ 입장에선 방통위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되어 있고 위원장 내정자인 최시중씨가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점 그리고 그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긴 하지만 방송과 통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그의 방통위원장 내정에 찬성할 수가 없다. 방통위원장은 공정성과 도덕성 그리고 전문성이 기본 덕목이기 때문이다.

언론에 잘 언급되진 않지만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의 대표로 있을 때 이미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사실 이것도 문제가 있다.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 시점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을까.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3일 방송3사 가운데 최시중씨 내정 논란을 그나마 제대로 언급한 곳은 MBC였다. KBS는 단신, SBS는 아예 ‘최시중 논란’을 다루지 않았다. 어찌 됐든 우상호 대변인의 3일 브리핑에도 언급이 돼 있는데 일부분을 인용한다. 다음과 같다.

“(최시중 내정자는)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때 당시 박근혜 경선후보에게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중단시켰던 전력이 있다고 해서 문제제기를 했었고, 그 결과 갤럽의 대표직을 그만두고 이명박 캠프의 최측근으로 들어갔던 분이다. 중립성 시비를 걸지마라고 얘기하지만, 이미 같은 당의 경선과정에서부터 중립성 시비가 일었던 분인데 같은 당에서 중립성 시비가 일었던 분이 공정성, 중립성을 지켜야할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간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 드릴 수 없는 인사다.”

이제 남은 건 청와대와 한나라당이다. 자신들이 내세운 인물을 반대한다고 해서 ‘정치적 반대파’의 발목잡기라고 치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한나라당의 그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선 우상호 대변인의 브리핑에 대한 답변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에, 가령 방송 전문인이라고 해서 이기명 후원회장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했다면 과연 한나라당이 잘했다고 할 것인가.”

궁금하다. 뭐라고 답을 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