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 '권력이 된 시민단체-정부, 보조금으로 NGO 길들이기' 기획 보도에서 언급된 한국YWCA연합회가 보도내용을 반박하고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한국YWCA는 조선일보 보도를 "단체의 활동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의도적 기사"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 논란 이후 최근 '권력이 된 시민단체' 기획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8일 '정부, 보조금으로 NGO 길들이기' <親與 단체의 남북교류, 백두대간 등정, 제주투어에도 뭉칫돈 지원> 보도에서 조선일보는 "여성단체인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해 '한민족 여성, 백두대간에 올라 통일을 외치다' 사업에 정부 보조금 4800만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행사 참가자 200여 명은 5성급 리조트에서 숙박하면서 태백산을 등정했다"면서 "YWCA는 '경주 월성핵발전소 폐쇄 전국운동본부' 활동에 참여하고, '한빛 1호기 폐쇄'를 주장하는 등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보조를 맞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선일보 6월 8일 <親與 단체의 남북교류, 백두대간 등정, 제주투어에도 뭉칫돈 지원> 기획 05면

이에 대해 한국YWCA연합회는 10일 입장을 내어 "조선일보는 여러 시민단체와 한국 YWCA가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방만하게 사용하면서 정부의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매도하고 있다"며 "한국YMCA는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진영논리에 빠져 무분별하게 보조금 지원을 받거나 이의 반대급부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 온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YWCA는 조선일보가 특정 시민단체의 역사와 사업내용 등을 보지않은 채 시민단체가 보조금을 주는 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활동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YWCA는 조선일보가 언급한 '한민족 여성, 백두대간에 올라 통일을 외치다'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YWCA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 YWCA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22년 100명의 평화운동가들이 백두산을 순례하는 것을 예정으로 진행중인 'YWCA 평화순례 : 한라에서 백두까지' 사업의 일부로 YWCA 연합회, 광주YWCA, 서울YWCA가 매년 교대로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YWCA 연합회가 주관한 한라산 순례는 제주4·3운동과 여성을, 2018년 광주YWCA가 주관한 지리산 순례는 5·18 광주항쟁의 의미를, 2019년 서울YWCA가 주관한 태백산 순례는 해외 각지로 흩어진 한민족 여성들을 초청해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한국YWCA는 '정부 보조금 4800만원으로 200여명이 5성급 리조트에서 숙박하면서 태백산을 등정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내용에 대해 "이러한 행사의 의미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치 비싼 숙소에서 보조금을 낭비하였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YWCA는 "기사에 언급된 행사는 1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다영한 연령대와 외국에서 온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210명이 참가하였으며, 이 인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를 답사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했다"며 "태백산 인근에서는 A리조트 외에는 섭외가 불가하여 행사의 취지를 이해한 숙소 측에서 60% 이상 할인해 주었기에 진행이 가능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한국YWCA연합회 CI

또한 한국YWCA는 'YWCA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보조를 맞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조선일보 보도내용에 대해 "마치 보조금을 주는 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탈핵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한국YWCA의 명예와 공신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탈핵성명운동에 동참해온 모든 회원들에 대한 모독이므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한국YWCA는 "2011년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 이후 우리사회 구성원의 생명을 지키는 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인식하고 2012년부터 탈핵과 에너지전환운동을 펼쳐왔다"며 "여러 단체와 연대하며 전국적으로 지역에 맞는 다양한 캠페인 등을 진행해왔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교체기마다 관련정책을 공약으로 제안하고 이행해줄 것을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YWCA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활동에 집중하면서 운영에 있어 행정적인 절차나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던 것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보수언론은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시민사회단체와 활동들을 폄하하기 위해 애쓸 것이며 저희도 예외일 수는 없다. 틀린 것은 바로잡기 위해 단독으로, 또 관련단체들과 연대하여 강력히 대응하며 흔들리지 않고 계속 활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