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언론개혁시민연대가 EBS의 ‘박환성·김광일 사망 사건 사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언론연대는 “EBS의 사과는 독립PD들의 노력으로 일군 값진 성과”라면서 “‘상생의 길 찾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고 박환성·김광일 PD는 2017년 7월 14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야수의 방주’를 촬영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들은 부족한 제작비 때문에 운전기사 없이 스스로 운전을 했다. 사고 이후 EBS가 제작비를 삭감하고, 박환성 PD에게 정부 제작지원금 40%를 간접비로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BS 측은 박환성·김광일 PD 사건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지난 4월·5월 EBS는 사망 사고 3년 만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유열 부사장은 유가족에게 사망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박환성·김광일PD 묘소를 찾았다. 또 EBS는 독립PD협회, 제작사협회와 함께 상생협의회를 구성했다.

언론연대는 10일 <EBS의 사과와 상생 노력을 환영한다> 논평을 발표했다. 언론연대는 두 PD가 사망한 직후 독립PD협회·EBS와 협의체를 꾸린 바 있다. 언론연대는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고,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 “사고 당시 협의체는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채 멈춰서고 말았다. 하지만 독립PD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EBS의 변화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언론연대는 상생협의회에 ▲PD 내 갑을관계 문제 해소 ▲독립PD와의 상생 모색 등을 당부했다. 언론연대는 “협의회는 PD 사회 내 갑을관계를 해소하고, 전체 PD가 평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면서 “모든 PD는 미디어 생태계의 핵심인 콘텐츠를 창작하는 자로서, 방송사 내외와 관계없이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협의회는 불공정 관행의 해소를 넘어 말 그대로 ‘상생’(함께 살기)을 위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제작비 산정과 협찬·광고 수익 배분 비율을 일부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외주 쥐어짜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가로채는 불합리한 구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방송사와 제작자가 동시에 이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저작재산권을 포함하여 프로그램 유통과 이용에 관한 사항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연대는 “정부의 정책·지원이 뒷받침되고, 법·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며 정부·국회에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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