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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조선일보 시점의 "누가 위안부 운동 부정하나"보수언론, 한·일 위안부 합의 정당성 강조…"미선·효순 사건, 광우병 사태, 세월호 사태 등이 분노의 소재가 됐다"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6.09 12:1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기억연대 논란과 관련해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강조하자 조선일보는 "누가 위안부 운동 부정하나"고 했다. 그간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은 정의연 논란에 2015년 위안부 합의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시민단체가 '분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보도해 왔다. 극단적 보수세력은 수요시위 현장에서 '맞불시위'를 열며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용수 할머니 폭로로 불거진 정의연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며 "이안부 운동 30년 역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여성 인권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었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숭고한 뜻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일각에서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며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다. 반인륜적 전쟁 범죄를 고발하고, 여성인권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헌신한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대의는 결코 부정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라고 했다. 

조선일보 6월 9일 사설 <누가 위안부 운동 부정하나, 돈 제대로 쓰였는지 밝히란 것>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9일 사설 <누가 위안부 운동 부정하나, 돈 제대로 쓰였는지 밝히란 것>에서 문 대통령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국민들은 혼란을 느낀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용수 할머니와 이를 부인하는 윤 의원, 두 사람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윤 의원에 대한 비판은 잘못이고, 이용수 할머니도 잘 모셔야 한다고 했다"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면서 '법무부는 법무부 일을, 검찰은 검찰 일을 하면 된다'고 앞뒤가 충돌하는 말을 했던 일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위안부 운동 논란은 보조금과 기부금으로 조성된 위안부 기금이 피해자를 돕는 본래의 목적 대신 엉뚱한 곳에 쓰인 것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문제"라며 "검찰 수사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면 된다. 위안부 운동의 대의를 살려나가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썼다. 

하지만 보수언론 등에서 정의연 논란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시민단체를 비판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분노를 팔아 정치권력이 된 운동권 시민단체라는 것이다. 또한 보수언론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을 통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중앙일보 5월 19일 <[단독]천영우 "윤미향, 사이토안에 곤혹···정대협 문닫는다 생각">

지난달 19일 중앙일보 <[단독]천영우 "윤미향, 사이토안에 곤혹… 정대협 문닫는다는 생각">에서 천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한일양국 위안부 문제 해결안인 이른바 '사이토안'에 대해 윤 의원 얼굴에 곤혹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고 했다. 다수의 할머니들은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고 싶어하는 인상이었는데, 윤 의원과 정의연(당시 정대협)의 이해관계는 할머니들과 달랐다는 게 천 전 수석 주장이다. 천 전 수석은 "제가 구상하던 해법이 할머니들에겐 나쁠 게 없지만, 정대협으로선 이제 문 닫을 준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정대협엔 사형선고를 전달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사이토안'은 일본 대사가 위안부 피해자를 각 각 한명씩 만나 일본 총리 사죄 친서와 보상금을 전달하는 안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는 배제된 안이다. 2012년 일본 사이토 관방 부장관이 한국에 들고 온 안이어서 '사이토안'이라고 불린다. 

이용수 할머니는 그간 "일본 정부가 낸 10억엔도 제가 알았으면 돌려보냈을 것"이라고 말해온 바 있다. 고 김복동 할머니도 "일본 정부가 우리 앞에 사죄하기 전까진 100억, 1000억을 줘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지난달 16일 조선일보 칼럼 <정의연의 적폐를 계기로 다시 생각하는 위안부 문제>에서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법으로 일본 정부에서 명시적인 국가 책임 인정을 받아내는 것 외에는 어떤 차선책도 거부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의 국가 예산에서 10억엔을 받은 것은 일본의 간접적 국가 책임 인정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이 국가 책임이 전혀 없다면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국가 예산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후 천 전 수석은 이어진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펴며 정의연에 대해 "위안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라고 비난했다. '사이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의연이 법 위에 군림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언론에서는 정의연 등 시민단체가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활용해 권력을 쟁취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5월 28일 <[양상훈 칼럼] '無자본 특수법인'들의 분노 비즈니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달 28일 칼럼 <'無자본 특수법인'들의 분노 비즈니스>에서 '운동권 시민단체'라는 '無자본 특수법인'들이 '분노'를 영업무기 삼아 문제해결은 외면한 채 정치권력이 됐다고 주장했다. 

양 주필은 "정의연이 전형적 사례"라며 "정의연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거부하고 대중의 분노를 일으켰다. 이를 포함한 우리 사회 다양한 분노는 문재인 정부 지지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선·효순 사건, 광우병 사태, 세월호 사태, 사드 사태 등이 모두 분노의 소재가 됐다"며 "문제가 해결되면 분노가 사라지기 때문에 곤란하다. 진상 규명은 끝이 없어야 한다. 지금 3차인 세월호 진상 규명위는 필요에 따라 4차, 5차로 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지난 2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권력이 된 시민단체' 기획 보도를 내놨다. <靑참모 9명, 장관 3명, 與의원 19명… 권력자 된 시민단체>, <소금맛 잃은 시민단체>, <환경 공기관엔 4대강 반대론자, 원전 공기관엔 反核단체 출신>, <NGO, 총선 끝나자 黨政에 또 청구서… 정책 오류 비판한 단체·언론엔 공격>, <NGO의 꼼수… 1년전 사업 재탕해 보조금 신청, 회계자료는 허위로>, <진보단체 연합체인 연대회의, 2년전부터 '연동형 비례제' 띄우기>, <정부지원 NGO 60%, 親與위주 물갈이>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비정부기구가 정부와 한몸이 돼 움직이고 있고, 권력감시와 견제는 하지 않은 채 당정청 요직에 들어서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조선일보 5월 28일 <정의연 사무총장은 현직 靑비서관의 부인>

조선일보는 지난달 28일 <[단독]정의연 사무총장은 현직 靑비서관의 부인>에서 정의연 출신 인사들이 정·관계 곳곳에 포진해 청와대와 여당도 비판하기 어려운 '정치 세력'이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이 정구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아내라는 단독보도로, 이에 대해 청와대는 허위보도이자 악의적 보도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는 지난달 19일 칼럼 <'위안부 비즈니스 윤미향, 의원 자격 없다>에서 "정의연은 위안부 해결 원치 않는다"고 했다. 김 대기자는 "정의연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원치 않는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다. 위안부 지원단체라는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9일 사설 <시민단체가 정부 돈·요직의 통로가 된 비정상 사회>에서 "현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탈원전, 유화적 북한 접근 등의 이념지향적 정책을 펼칠 때마다 시민단체들을 호위부대로 삼았다"면서 "돈과 자리로 시민단체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면 권력과 시민사회의 건강한 긴장은 당장 허물어진다. 시민단체를 관변단체로 만들어 늘 비판 대신 박수가 쏟아지게 하면 권력의 타락에 대한 조기 경보음은 영원히 실종된다"고 했다. 

극우 보수단체의 위안부 운동 부정 사례도 있었다. 정의연 논란 이후 수요시위에 맞불시위를 벌이는 반일동상진실규명 공대위, 자유연대 등은 '위안부 비즈니스'라는 용어를 공공연하게 사용하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위안부 운동 역사 자체를 부정한다. 

조선일보 5월 12일 <정의연, 신성불가침 권위 내려놓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조선일보는 위안부 문제를 공개적으로 부정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반일 종족주의' 필자들의 정의연 비판 주장을 싣기도 했다. 지난달 12일 조선일보는 <"정의연, 신성불가침 권위 내려놓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에서 '반일 종족주의'의 필자들이 후속작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의연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 전 교수는 이 기사에서 "정대협의 운동은 신성불가침의 권위로서 군림해왔다"며 이 할머니의 수요집회 불참 의사에 대해 "미래지향적 취지의 발언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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