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 열기가 뜨겁습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의 꿈을 이룬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단은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금의환향'했습니다. 유치 쾌거를 뒤로 한 채 3개월 안에 조직위원회를 구성해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예정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그리고 정부는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개최 준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과 더불어 세계적인 대회를 함께 유치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동계 패럴림픽이 그것입니다. 올림픽이 열린 뒤 딱 한 달 뒤인 2018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치러질 동계 패럴림픽은 동계 스포츠를 통한 세계 장애인 선수들의 투지, 그리고 감동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동계올림픽 유치에만 관심이 집중됐을 뿐 패럴림픽 유치 관련 소식은 다소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박수 받은 휠체어 컬링 대표팀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동계올림픽에 비해 참가 규모가 다소 적기는 하지만 동계 패럴림픽은 열릴 때마다 규모가 커지고, 그만큼 세계적으로도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는 대회입니다. 지난 1976년 스웨덴 외른셸스비크 대회를 시작으로 해서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부터 올림픽이 열린 후 2주 내에 대회를 치르고 있는 동계 패럴림픽은 신체 한계를 극복하고 스키, 컬링, 아이스하키 등의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며 일반 선수 이상의 투혼과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보는 이들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줘 왔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열린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에서 휠체어 컬링팀이 예상을 뒤엎고 은메달을 따내 많은 응원과 박수를 받았습니다.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궈낸 '세계 2위'라는 성적은 장애인 동계 스포츠에도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되면 충분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와 패럴림픽의 인연은 꽤 깊은 편입니다. 이미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치러진 패럴림픽을 통해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 대회를 시작으로 동,하계 패럴림픽에서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황연대 성취상(옛 황연대 극복상)'이 제정돼 패럴림픽 폐막식마다 시상식을 갖고 있습니다.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의학박사가 돼 장애인복지운동가로 활약했던 황연대 여사(현 복지TV 상임고문)가 1988년 서울패럴림픽 때 봉사활동 등으로 받은 상금을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기부하여 처음 만들어진 상이 바로 '황연대 성취상'인데요. 명칭 때문에 일부 국가들의 이의 제기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4년째 이 상은 장애인 스포츠, 그리고 패럴림픽 최고의 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뿐 아니라 패럴림픽을 유치한 것도 분명히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패럴림픽 유치를 계기로 장애인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 경기력 개선 등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당장에 가시적인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도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개선책을 통해 보다 발전하는 장애인 동계 스포츠, 그리고 대중들의 관심 환기에도 이번 패럴림픽은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패럴림픽의 유치 역시 동계올림픽만큼이나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평창 패럴림픽을 유치하면서 이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조직위원회의 당찬 발걸음은 이어집니다. 'Actualizing the Dream(꿈의 실현)'이라는 프로젝트를 가동시켜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최대한 편하게 이동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대한장애인체육회,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도 장애인 동계 스포츠 발전,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짜서 많은 선수들이 패럴림픽에 출전해 새로운 꿈과 희망을 다질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 뿐 아니라 세계적인 대회를 통한 우리 장애인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잘 이행되기만 한다면 분명히 장애인 스포츠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만, 그런 만큼 일반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평창패럴림픽을 통해 장애인 스포츠가 발전되기를 바란다. 장애인 스포츠도 이제 당당하게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동계 스포츠만큼이나 장애인 스포츠도 크게 대접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그래서 패럴림픽도 올림픽만큼이나 많은 관심 속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체육계가 노력하고, 그에 발맞춰 일반 대중들의 관심, 응원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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