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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설국열차’- 봉준호 영화와 같고도 다른, 드라마다운 시작살인사건 미스터리에 집중한 1, 2회… 긴 호흡의 드라마 흥미로운 시작, 메시지 희석 우려도
장영 기자 | 승인 2020.05.28 12:59

[미디어스=장영 기자]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파격적이었다. 인류가 멸망한 후 노아의 방주처럼 유일하게 생존자들을 태운, 멈추지 않는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계급투쟁이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우여곡절을 겪은 뒤 공개되었다. 미국에서는 공개 첫 주 330만이 넘는 시청자를 모으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애니메이션으로 인류가 멸망해가는 과정을 간단하게 담고 기차에 탑승하려는 수많은 이들이 보인다. 티켓 없이는 탑승할 수 없는 그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열차에 타려는 이들은 어렵게 무임승차하게 된다. 그렇게 꼬리 칸은 만들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설국열차>

1001칸이 달린 열차는 그렇게 지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생존자들을 싣고 무한궤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멈추는 순간 모든 인류는 사망한다. 인류의 희망이 된 이 열차를 만들고 운행시키는 존재인 윌포드는 영화와 달리,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등장시켰다.

열차의 접객팀 직원으로 등장하는 루스(제니퍼 코넬리)는 사실 윌포드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실제 윌포드가 따로 있다는 설정으로 갈 수도 있다. 그런데 윌포드의 정체를 시작부터 드러내는 것은 윌포드의 정체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영화에서는 17년이 흐른 후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드라마에서는 7년을 앞둔 시점이다. 꼬리 칸에서는 반란이 무르익어가고 그렇게 호시탐탐 상황을 노리는 중에 레이턴(다비드 디그스)이 불려 간다. 꼬리 칸 반란의 핵심인 그가 불려 가면서 모든 게 와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레이턴이 윌포드에게 불려간 것은 그가 전직 형사이기 때문이다. 설국열차에도 경찰 조직은 존재한다. 실제 경찰 출신도 존재하지만 레이턴과 같은 형사 출신은 없다. 레이턴이 특별하게 꼬리 칸을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의문의 살인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설국열차>

한정된 공간, 탑승객들 중에서 누군가는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그 범인을 잡아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꼬리 칸의 반란을 지속시켜야 하는 레이턴과 열차를 자신의 방식대로 운영하고 지켜야 하는 윌포드의 대립과 협력은 과연 어떤 식으로 흘러갈 수 있을까?

소재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인류가 멸망하고 마지막 남은 이들이 노아의 방주가 아닌, 윌포드의 열차를 타고 살아간다는 설정 자체가 주는 매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드라마로 제작되며 영화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수는 없다. 당연하게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전개를 통한 재미를 심어줘야 한다.

주인공인 레이턴을 형사로 설정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역할을 맡겼다. 영화처럼 꼬리 칸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켜 엔진룸으로 이동하는 전쟁을 피하고, 레이턴 하나를 자유롭게 설국열차를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설정 자체는 좋았다.

레이턴을 통해 설국열차의 다양한 곳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옳다. 이를 통해 각 칸마다 존재하는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결국 영화와 달리,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야 할 드라마에 적합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설국열차>

드라마적인 재미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1, 2회 잘 드러났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이후 어떻게 흥미롭게 이어질지가 관건이지만, 시작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윌포드라는 인물이 영화 속에서는 노회한 남성이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최고 학부를 나온 여성으로 등장한다. 전면에 나서 적대적 관계일 수밖에 없는 꼬리 칸 형사 출신 레이턴과 함께 열차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려는 노력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밖은 영하 100도가 넘는다. 나가는 순간 사망할 수밖에 없다. 완벽하게 갇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분명 범인은 존재한다. 그렇게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은 영화와 드라마의 명확한 차이다. 물론 이렇게 되니 계급투쟁 메시지가 선명했던 영화와 달리, 드라마에선 희석될 수밖에 없다.

그 계급투쟁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주인공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메시지가 흐릿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드라마는 긴 호흡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작과 함께 끝을 볼 수는 없다. 드라마 <설국열차> 첫 회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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