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이 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73년 동안 의장단에 여성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며 “여성과 남성이 함께 정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20일 더불어민주당 6선의 박병석 의원이 21대 첫 국회의장으로,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김상희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다. 민주당은 25일 당선자 총회를 열어 의장·부의장 후보를 추대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부의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상희 의원은 21일 YTN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서 국회 의장단에 도전한 이유로 “대한민국 헌정사 73년 동안 의장단에 여성 대표자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 사회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있는데 유독 정치 분야에서는 더디다. 여성의원 비율도 다른 나라들의 세계적 수준에 비해 굉장히 낮다”며 “다른 나라를 보면 전체의 20% 정도가 여성의원이고 25% 정도가 부의장, 의장단 활동을 하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는 의장단에 한 번도 여성이 참여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의장단에 도전했고 여성 의원들이 의장단에 꼭 여성이 참여해야 한다고 의지를 모아주셨다”며 “민주당 남성 의원들도 너무 늦었다면서 뜻을 모아주었다”고 밝혔다. 변재일, 이상민 의원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부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2020년은 성평등 국회의 원년이 돼야 한다. 내가 의장단에 진출하는 것은 남성이 주도하는 정치 영역에서 공고한 유리천장 하나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밝혀 주목받았다.

김 의원은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의장단’을 꼽았다. 김 의원은 “국민이 국회의 정경을 보면 본회의장을 보게 되는데 의장단에 남성들만 있는 모습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하는 정치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73년 동안 의장단에 여성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73년 만에 본회의장, 의장단 석에 여성이 서는 것은 성 평등 사회로 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국회의장에 비해 부의장의 직무가 소극적이라는 우려에 대해 김 의원은 “지금까지 의장단이 국회에서 적극적인 리더십,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장단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며 적극적으로 부의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회의장과 여야 부의장이 제대로 협력해서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동물국회·식물국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보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정례적인 의장단 회의를 갖고, 국회 개혁 과제들을 위한 TF 혹은 위원회를 만들어 부의장이 이를 담당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여성이기에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치를 이끌어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싶다”며 “의장과 부의장 간의 소통을 통해 역할을 나누고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상희 의원은 1983년 국내 최초 진보 여성운동 대중조직인 여성평우회를 창립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1987년 한국 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에도 큰 역할을 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시민사회 대표로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문제 해결을 끌어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최고위원으로 현실 정치에 발을 들인 김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19대에 경기 부천 소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같은 지역에서 20·21대 총선에 승리하며 4선 의원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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