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3사의 간편본인인증서비스인 'PASS' 앱('패스') 내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과 관련해 중요사항 고지 등을 명확히 하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20대 국회 막바지에 공인인증서 폐지가 유력한 가운데 이통3사 사설인증서비스인 '패스'앱에 대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19일 이통3사와의 협의를 통해 '패스' 앱 내에서 제공되는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 시 월 이용요금 등의 중요사항을 보다 명확히 고지하도록 하고, 가입완료 후에는 서비스 개시일, 해지URL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 이용자에게 문자로 알려주도록 절차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통위는 이용 의사가 없어진 부가서비스를 보다 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패스' 앱 뿐만 아니라 이통사 고객센터 앱 내에 해지기능을 별도 마련할 것을 권고, 오는 8월까지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의 간편본인인증서비스 앱 'PASS'

'패스' 앱은 온라인 서비스 이용 시 회원가입, 비밀번호찾기 등을 할 때 이용하는 이통3사의 간편본인인증서비스 앱이다. 2018년 7월부터 이통3사가 통합해 출시했다. '패스' 앱 가입자 수는 이통3사 통합 이전 1400만명 수준에서 지난 2월 기준 2800만명을 넘어섰다.

'패스' 앱 내에서는 이통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본인인증서비스 외에도 각종 유료 부가서비스(SKT 7개, KT 6개, LGU+ 9개)가 함께 제공되고 있다. 문제는 본인인증 절차 과정에서 팝업창이나 경품이벤트 등이 안내되면서 이용자가 클릭 실수나 본인인증 관련 무료서비스로 착각해 유료부가서비스에 가입하는 피해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에 "인터넷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면서 본인확인을 위한 개인정보제공 동의만 했을 뿐인데, 000t서비스에 유료가입 되었다는 문자를 받아 황당하다", "본인확인을 위해 통신사를 선택 후 4개 항목에 동의하였더니 '패스앱 000서비스에 가입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 게재됐다. 즉시 해지 신청했으나 다음날에야 해지처리가 돼 1일 사용료가 부가됐다", "패스앱 사용 중 무료현금이벤트에 지원했을 뿐인데 주식정보 제공 부가서비스에 가입돼 매달 11000원이 결제되고 있어 환불을 바란다" 등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게재됐다.

방통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6일까지 이통3사의 패스 앱이 제공하고 있는 22개 부가서비스를 대상으로 가입의사 확인절차, 유료 표시, 이용요금 등 고지사항, 가입완료 문자 앱 내 해지기능 유무 등 19개 항목을 점검했다.

점검결과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반하는 중대한 위반은 없었지만, 고지사항이 불분명하거나 유료라는 사실이 명확히 고지되지 않는 등 이용자 오인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사항이 일부 발견돼 개선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방통위는 서비스 청약철회 절차 점검 결과, 가입 즉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온라인 거래 시 보장되는 청약철회 기간(7일)이 적용되기 어렵지만 이에 대한 사전고지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방통위는 해당 서비스가 미이용 청약철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사전에 알 수 있도록 가입 화면을 통해 고지하고 이를 이용약관에도 포함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패스' 앱 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 이용 절차 중 결제·보안·본인인증 등의 화면 속에 이용자를 유인하는 다양한 유료 부가서비스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불필요한 유료 부가서비스에 가입되어 통신비 부담이 가중되는 피해가 없도록 향후에도 모니터링을 강화해 이용자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인인증서 (사진=연합뉴스TV)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정부 법안 발의 3년만에 상정됐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공인인증서 폐지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의 처리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공인인증서는 인터넷 금융거래 전반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그간 취약한 보안과 복잡한 발급·인증절차 등으로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왔다.

이번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공인인증서의 독점 기능을 폐지해 민간 사설인증서도 기존 공인인증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때문에 법안이 처리되면 민간기업의 본인인증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통3사의 '패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인증' 등 시장에서 자리잡은 서비스들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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