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했지만, 이를 둘러싼 역사왜곡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일부 보수인사는 ‘5·18 당시 북한군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허위사실을 꾸준히 유포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 “‘5·18 역사왜곡처벌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특별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서 5·18 관련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관련법이 논의됐지만, 처리가 안 됐다”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11개 국가는 홀로코스트 부인에 관한 처벌 법안을 마련했다. 독일은 형법에 규정돼 있는데, 유대인 대량 학살을 부인하는 행위도 범죄가 된다”고 설명했다.

518 관련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의원은 “5·18 광주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 씨 같은 사람을 어떻게 방치할 수 있는가”라면서 “지만원 씨의 경우 한번 처벌을 받고도 왜곡을 반복하고 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선 ‘5·18 역사왜곡처벌 특별법’이 제정되려면 이승만·박정희 등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왜곡처벌법도 함께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5·18 특별법은 동의하는데 진보 진영에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두고 ‘1급 민족반역자’라고 모욕한다. 비슷한 수준의 조치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은 “조해진 의원이 말한 이승만 전 대통령 발언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주관적인 평가”라면서 “주관적 평가는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이 된다. 5·18 왜곡 발언의 경우 사실관계를 완전히 허위로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석준 미래통합당 의원은 같은 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법제화에는 여러 국민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송석준 의원은 “유사 사례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기에 국민적 총의를 모아 제도화해야 한다”면서 “다만 취지는 정말 공감한다. 그런 일(역사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실체적 진실에 대해 제대로 밝혀내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인사들의 5·18 왜곡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은 19일 프리덤뉴스 유튜브 채널에서 “미국 국무부 기밀문서에 ‘5·18 폭동은 공산당 요원(간첩)과 김대중 추종자들의 작품이다’라는 내용이 있다”면서 “정부·여당·야당 모두가 국무부 문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유일하게 입을 열고 있는 사람들은 일부 독립 언론인(보수 유튜버)”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로 위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5·18 폭동은 공산당요원(간첩)과 김대중 추종자들의 작품이다’는 문장은 미국 국무부 의견이 아니라 계엄사령부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이다. 미국 국무부가 계엄사령부 작성 보고서를 요약·정리해 문서로 남긴 것이다. 온라인상 5·18 관련 허위정보를 심의하는 방통심의위 위원이 스스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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