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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인가제 폐지법안에 "통신요금 인상법" 반발7일 과방위 통과, 시민사회 "20대 국회, 통신 공공성 포기했나"…"총선 압승 후 국민 '호갱' 취급"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5.11 17:2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시장에 가격경쟁을 유도하겠다며 요금인가제(이용약관 인가제) 폐지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소비자·시민사회 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현행 요금인가제와 통신3사 경쟁 유도는 관계가 없어 사실상 통신요금 결정권을 시장에 맡겨 요금인상을 불러오는 법안이라는 것이다.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생경제연구소, 사단법인 오픈넷,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국회 앞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동통신 공공성 포기하는 인가제 폐지 법안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생경제연구소, 사단법인 오픈넷,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국회 앞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동통신 공공성 포기하는 인가제 폐지 법안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미디어스)

이들은 과방위를 통과한 요금인가제 폐지 법안을 '이동통신요금 인상법'으로 규정했다. 현행 요금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기존 요금제를 인상할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요금심의위원회를 거쳐 장관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정부 인가를 받은 수준이 가격 정적선으로 인식되고 나머지 사업자들이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신고한다. 

한국의 이동통신 사장의 경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시장점유율이 90% 가량을 차지하는 사실상의 독과점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이동통신 요금제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으면 이를 기준으로 KT, LG유플러스가 유사한 수준의 요금제를 신고해 일종의 요금담합 현상이 빚어진다.

국회는 요금인가제를 이통3사 요금담합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요금인가제 폐지를 통해 이통3사의 통신요금 인하 경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행 요금인가제와 통신요금 경쟁은 무관하다는 게 시민사회의 비판이다. 가격 경쟁을 위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요금을 인하하거나 2,3위 사업자인 KT, LG유플러스가 요금을 인하할 때에는 신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요금인가제와는 무관하다는 지적으로 근본원인은 독과점 시장과 암묵적 담합에 있다는 것이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웅래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히려 시민사회는 요금인가제가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이통3사의 무리한 통신요금 인상을 막는 장치로써 기능해왔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해 3월 SK텔레콤이 5G 서비스와 함께 과기정통부에 관련 이용약관 인가신청을 냈지만 한 차례 반려 끝에 요금제가 확정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에 7만 5천원(데이터 150GB), 9만 5천원(200GB), 12만 5천원(300GB) 등 3가지 요금제를 제출했지만 대용량 고가 구간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이유로 반려 당했다. 이에 SK텔레콤은 5만 5천원(8GB) 요금제 구간을 신설해 다시 인가 신청을 냈고, 과기정통부는 인가했다. 1GB 당 요금을 따져보면 대용량 고가 구간 위주의 요금정책이라는 비판은 지속될 수밖에 없었지만 요금인가제가 이통사의 통신요금 인상에 하나의 견제장치로써 기능하는 측면이 있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5G가 시행되면서 실제 요금인상을 경험했고 인가제를 통해 부족하지만 저가 요금제가 나왔다"며 "국민들을 보지 않고 이통사 편에서 법안을 날치기식으로 통과시키려는 20대 국회는 제도 폐지 이후 대안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정 사무총장은 "높은 요금제에만 혜택이 집중되면 사실상 요금인상과 이용자 차별이 발생한다"며 "이통3사 가격경쟁을 위해서는 인가제 폐지보다 이통사의 과점체제 해소와 통신요금 원가에 대한 소비자 접근 보장, 시장지배적 사업자 견제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교수)는 통신기반이 통화기반에서 인터넷기반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 인터넷 특수성에 따라 데이터 제공량과 요금이 '저가 무제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글로벌 추세 등을 들면서 "이통3사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독과점 때문에 한국의 변화는 매우 느리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인 조형수 변호사는 "이통사들은 요금 경쟁을 진행할 경우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요금경쟁을 할 수 있음에도 안한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기본요금제 폐지를 공약해놓고 인가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총선에서 대승을 하니 표를 몰아준 국민 기대를 배신하고 국민을 '호갱'으로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 등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국민들의 일관된 요구는 이통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집집마다 15만원에서 40만원에 이르는 통신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거꾸로 갈 수 있나"라며 "SK텔레콤이 악착같이 로비하고 야당이 앞장서도 민주당이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집권여당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잘못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소장은 통신요금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이통3사 실적이 조금만 줄어도 왜이리 끔찍이 걱정하나"라며 "국민들 편에 서서 기사를 써야한다. 이통3사 영업이익은 평균 1조가 넘는데 선택약정 높였더니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엄살부리는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일부 언론이 야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이동통신요금 지수는 2015년 100을 기준으로 94를 기록했다. 같은날 통계청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는 12만 3000원으로 전년대비 1만 1100원(8.3%) 줄었다. 

이에 대해 상당 수 언론은 가계통신비부담이 선택약정할인율 25% 상향과 함께 떨어지고 있는데 반해 같은 기간 데이터 사용량은 폭증했고, 단말기 가격은 높아져 소비자들의 통신요금 인하 체감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언론은 이와 같은 맥락의 통신업계 우려도 함께 전하고 있다. 

안 소장은 "언론이 국민편도, 균형도 아닌 통신재벌 편을 들어주고 있다. '이통사 홍보대사'인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며 "단말기 거품 낮추는 걸 지적하면서 이통3사 여력이 충분하다고 객관적으로 기사를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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