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대구MBC는 코로나19 대구·경북지역 감염 확산 국면에서 한마음아파트 코호트 격리 단독보도·보건소 팀장 코로나19 확진 문제 등 행정당국을 비판하는 기사를 선도적으로 내보냈다. 김연식 경북대 교수는 “MBC 파업 후 대구MBC 사장·데스크가 바뀌었다"면서 "이후 뉴스룸 내부소통이 활성화되고 기자 자율성이 생겼다. 대구MBC보도는 이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방송학회는 8일 ‘감염병 확산과 지역의 소통: 단절, 분절, 그리고 연결’ 웨비나(Webinar,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김연식 경북대 교수는 대구MBC의 코로나19 보도를 모범 사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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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교수는 대구지역 지상파 방송사 코로나19 보도를 비교·분석했다. 김연식 교수 분석에 따르면 대구MBC는 대구광역시의 대응과 관련된 문제제기 기사를 주로 내보냈다. 반면 KBS대구는 공식자료에 기반한 확인된 사실을, TBC는 코로나19 관련 미담·인터뷰 등을 주로 다뤘다.

김연식 교수는 KBS대구·TBC·대구MBC 기자를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구MBC 기자는 “‘받아쓰는 기사보다는 질문하는 기사를 쓰자’는 합의가 있었다”면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총선이 끝난 후 긴급생계자금을 주겠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질병의 문제가 경제적 환난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대구MBC 비판의식에 불을 지른 사건”이라고 밝혔다.

KBS대구 기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의혹을 보도하면) 시민들의 불안과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면서 “의혹을 파는 소위 탐사역량을 코로나19에 발휘하지 않겠다고 나름대로 정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TBC 기자는 미담·인터뷰 기사가 다수 나간 것을 두고 ‘열악한 취재환경 때문’이라고 밝혔다. TBC 기자는 “사전에 기획하고 준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취재 지시가 떨어지면 하루 동안 뚝딱 만드는 게 일과가 됐다”고 털어놨다. 김연식 교수는 “‘취재욕구가 떨어져 있다’고 밝힌 TBC 기자도 있다”고 말했다.

김연식 교수는 2017년 MBC 파업이 긍정적인 보도 관행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김연식 교수는 “MBC 파업 이전, 기자에게 암묵적인 압력이 가해졌다”면서 “하지만 파업 후 사장과 데스크가 바뀌면서 기자들의 자율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김연식 교수는 “대구MBC는 정례회의를 활성화하고, 취재진 간 소통을 활발히 한다”면서 “KBS대구와 TBC는 코로나19 국면 초기 정기적인 회의를 열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대구MBC가 차별화된 보도를 한 것은 소통의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연식 교수는 “물론 ‘대구MBC 코로나19 보도 모두가 바람직하냐’는 평가(비판)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구MBC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선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역방송은 지방 정부를 견제하는 주요 도구인데, 대구MBC의 비판 보도가 결론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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