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11일 봄 개편을 앞두고 방송인 정영진을 진행자로 내정했던 MBC표준FM ‘싱긍벙글쇼’가 논의 끝에 진행자를 교체하기로 했다. 정영진을 투입하기로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MBC는 8일 “MBC 라디오본부는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내정된 방송인 정영진씨를 둘러싼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영진씨를 진행자에서 제외하기로 이날 오전 결정했다”고 밝혔다. 11일부터는 허일후 아나운서와 기존 후임자였던 가수 ‘캔’의 배기성 씨가 임시로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EBS1TV '까칠남녀'에 출연했던 정영진 (사진=EBS)

MBC가 라디오 봄 개편의 일환으로 ‘싱글벙글쇼’ 진행자 교체 소식을 알린 지 이틀 만이다. MBC는 지난 6일 36년 동안 ‘싱글벙글쇼’를 이끌어온 DJ 강석, 김혜영 커플 후임자로 정영진과 배기성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후 여성혐오 발언 논란 이력이 있는 정영진 씨가 ‘싱긍벙글쇼’ 후임자로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정 씨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EBS1TV ‘까칠남녀’에 출연하며 여러 차례 여혐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김치녀’라는 말이 기분 나쁜 여자들은 자기는 살짝 김치녀인데 아니라고 하는 여자들”, “남성이 여성에게 돈을 쓰는 비용이 스킨십과 이어진다”, “남성들이 주로 데이트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매춘과 다르지 않다” 등이다. 이러한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받기도 했다.

과거 여혐 발언 논란으로 공영방송 프로그램 진행자가 교체직전 낙마한 건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 2월 KBS <거리의 만찬>은 시즌2의 새로운 진행자로 김용민 씨를 내정했다가 논란이 일자 자진 하차한 일이 있었다. 당시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과거 '미국 여성 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김 씨를 진행자로 바꾸는 건 안 된다"는 내용의 청원이 하루 만에 5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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