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수업 중에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가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류 교수는 징계에 불복한다는 입장이다.

김은결 학생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8일 MBC<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학생들은 학교측의 이러한 징계 처분에 많이 당황하고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징계수위가 너무 가볍다고 지적했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와 관련해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이의제기하는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적어도 정직 3개월까지 나오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있었다”며 “앞서 2017년도에 문과대 A교수 사건에서 정직 1개월 처분이 나온 이후, 학내에서는 권력관계에 기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문제를 재고·성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금이라도 징계수위가 높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똑같은 문제를 답습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류 교수는 교육징계위의 판단에 불복한다는 입장이다. 7일 류 교수는 입장문을 내며 문제가 된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 발언은 ‘연구를 해보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인데 교원징계위가 객관적인 증거 없이 성희롱으로 단정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또한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토론에 재갈을 물려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자 만들어진 사건임에도 마치 단순한 언어 성희롱 사건 같이 포장돼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교육자로서 아직까지도 그런 말을 하고 피해자인 학생들에게는 사과조차도 하지 않는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이어 “류석춘 교수의 입장문에 나온 ‘단순한 언어 성희롱 사건’은 ‘심각한 성폭력 사건’으로 정정해드리고 싶다. 수업을 마칠 때까지 학생들의 반발이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류 교수의 지극히 개인적 입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논란이 일었던 수업시간을 ‘진지한 토론이 기반되는 자리었다’고 한 류 교수의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진지한 토론 자체는 누구나가 평등한 공론장에서 진행될 수 있는 논의인데 과연 학생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발언했는지 류 교수께 되묻고 싶다”고 했다.

류 교수는 ‘매춘의 일종’ 외에도 수업 도중 발언이나 기고글로 논란이 여러 차례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월간조선> ‘10·26 40주년 박정희 오해와 진실’기고에서 “전태일 월급은 6년 동안 15배 이상 상승한 셈”이라며 “이를 두고 과연 누가 착취라는 말을 꺼낼 수 있는가”라고 해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은 “논란 및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을 수업 도중에 하고 칼럼으로도 하고 몇 가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중 전태일 열사에 대한 발언이 가장 논란이 됐다”고 짚었다.

류 교수는 3개월 뒤인 8월 정년퇴직 예정으로 1개월 정직 처분이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류 교수가 무사히 정년퇴직할 수 있도록 학교 측이 배려해준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김 위원장은 “몇 년 전부터 이야기해오던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수용하진 않은 거로 보인다. 징계가 내려지는 과정에서도 학교 내부의 사안이고 징계절차에 대한 건 개인정보라 외부로 유출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만 해왔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은 학생들의 목소리가 직접 전달될 수 있는 교수, 학생, 학교 간 연석협의체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여태껏 피해 당사자인 학생들이 모든 논의에 있어서 배제되었고, 사건의 절차조차 공유받지 못했다는 점 모두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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