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이하 TBS지부)가 파견·용역, 계약직, 프리랜서 등 전문직군에 대한 임금 차별을 철폐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TBS 미디어재단 출범 이후 정규직 전환에도 직군에 따른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TBS지부는 6일 발간한 노보에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체교섭 요구안 설문조사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그 결과 ▲출퇴근 전후 30분 무보수 노동 시간 폐지 ▲전문직군 임금 차별 철폐 ▲경력재산정위원회 설립 ▲성과연봉제 폐지 등의 요구가 상위에 올랐다.

TBS 사옥 전경 (TBS)

이 중 눈에 띄는 요구는 '전문직군 임금차별 철폐'다. TBS는 미디어재단 출범을 기점으로 회사 인력 구조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비정규직, 프리랜서 인력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전체 직원 직군을 일반직군과 전문직군으로 양분해 전문직군에 대한 처우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TBS지부의 지적이다.

TBS 사측은 제작부서와 지원부서에 따라 직무별로 직군구분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TBS지부는 기존 임기제 공무원 직군이 일반직, 파견·용역·계약직·프리랜서 직군이 전문직으로 구분되었다고 설명했다.

TBS지부는 "실상을 좀 더 들여다보면 CG, OAP, 자막, 웹디자인, 아카이빙 등 이들(전문직) 가운데 상당수는 영상 기술이 고도화되고 종합편집 기술이 발달하면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TV 제작 인력"이라며 "하지만 TBS를 포함한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이들을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로 채용하거나 자회사를 만들어 간접 고용했다. 이를 통해 전문직군은 자연스레 필수 인력이 아닌 보조 역할로 자리매김됐다"고 지적했다.

A 조합원은 "기간제 근로자 출신자들을 대부분 전문직군에 두고 처음부터 일반직군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차별이었다"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B 조합원은 "직군 분류를 아예 없애고 단일화시켜야 한다"고 했고, C 조합원은 "차별 받던 프리랜서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하지만 또 다시 전문직군이라는 차별을 받게 되는 이 상황을 과연 누가 만든건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전문직군의 처우 역시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TBS지부에 따르면 전문직군의 연봉 상한선은 일반직군의 80% 수준이고, 전문직 승진 체계는 없다.

TBS지부는 "현재 전문직군은 10년차든 20년차든 자신의 경력과 무관하게 대부분 '마'급으로 채용되어 있다. 연봉 상한도 일반직군의 80%에 머무는 차별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전문직군이 일반직군의 80%에 불과한 연봉을 받아야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왜 사측은 어떤 노사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재단 전환 과정에서 일방통보를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직군 구분 철폐와 단일 직종 재편, 하후상박 원칙에 따른 전문직군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연장선상에서 TBS지부는 가칭 '경력재산정위원회' 설립을 사측에 요구했다. TBS지부는 "현재 직원 대다수는 직급과 보수 측면에서 자신의 직무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라며 직원 경력 재조사와 함께 이에 맞는 임금 테이블과 직급 체계를 마련할 노사동수 '경력재산정위원회' 설립을 촉구했다.

TBS지부에 따르면 미디어재단 전환 과정에서 일반직군에 해당하는 임기제 공무원들은 이전 직급이 그대로 반영된 반면 전문직군인 기간제 노동자들은 TBS 재직 경력 8년 이하일 경우 '마'급으로 직급이 평준화됐다. 이런 가운데 외부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는 경력에 비례한 연봉협상을 실시함으로써 오히려 기존 직원들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TBS지부는 "경력재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간제 근로자로 일했던 인원들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했던 인원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연차를 소급 적용해 부여해야 한다"면서 "미디어재단 TBS의 제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승진 소요 기간에도 오롯이 반영되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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