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1이 지난 주말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쳤습니다. '우리의 열정 놀이터'라는 슬로건을 걸고 야심차게 시작해 시즌 초반 대박 흥행을 이어갔던 올 시즌 K리그는 승부 조작 파문, 경기 도중 쓰러진 제주 신영록 선수의 불의의 사고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14,15라운드를 통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잇단 명승부로 팬들의 시선을 끌면서 서서히 희망을 찾고 후반기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팀당 15경기를 치른 가운데 엎치락뒤치락 하는 순위 싸움이 많은 팬들을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전북 현대가 5연승을 달리며 1위로 치고 나서기는 했지만 매 라운드마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순위 경쟁 때문에 어느 해보다도 판세를 알 수 없는 시즌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한 주가 지날 때마다 바뀌는 순위표는 선수, 감독, 구단 관계자들에게는 피를 말리겠지만 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기분을 느끼며 K리그에 더욱 몰입하게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올 시즌 K리그는 전북 현대를 제외하고는 강팀으로 분류됐던 팀들이 예상 외의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하향평준화'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FC 서울은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황보관 감독이 부임 2달 만에 중도 사퇴했으며, 수원 삼성 역시 7경기 연속 무승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많은 전력 보강으로 올 시즌 상위권 진입이 예상됐던 울산 현대 역시 이렇다 할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여전히 중하위권에 처져 있습니다. 반면 상주 상무가 김정우, 최효진, 김치우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활약을 앞세워 시즌 초반부터 내내 상위권에 올랐고, 전남 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 역시 4,5위를 달리며 비교적 안정적인 전반기를 보냈습니다. 또한 지금은 13위에 있지만 꾸준하게 승점을 챙기면서 7-12위 팀들과의 격차를 2-3점 차에서 유지하고 있는 광주 FC의 선전도 볼만 했습니다.
일단 이 같은 판세는 시즌 종료 직전까지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워낙 올 시즌 자체가 이런저런 변수들이 자주 나오고 있는데다 각 팀의 전력이 여전히 우열을 가리기 힘든 요소들이 많아 그 어느 해보다도 가장 치열한 한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예상했던 판이 깨진 상황에서 장마, 무더위 등 변덕스러운 날씨를 이겨내고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얼마만큼 잘 버텨내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어느 팀이 얼마만큼 승점 관리를 잘 하고 선수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것입니다.
또한 현재 3위 제주부터 13위 광주까지 11개 팀의 경쟁 뿐 아니라 잠재력을 갖춘 14위 성남 일화(승점 14점)의 후반기 도약 여부도 볼 만합니다. 비록 부상 선수들이 많고 팀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전반기를 마쳤지만 부상 선수들이 서서히 복귀하고 최근 능력 있는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상승세 기미를 보였습니다. 언제든지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팀이라는 면에서 성남 일화도 중위권에 포진하게 될 경우, K리그 순위 싸움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질 공산이 큽니다.
유례없는 엄청난 순위 싸움 덕분에 K리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입니다. 이미 지난 14라운드부터 골들이 많이 터지고, 1골 차 승부가 쏟아지면서 각 팀이 얼마나 사활을 걸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는데요. 과연 오는 주말부터 접어드는 후반기에는 어느 팀이 떠오르고, 어떤 명승부들이 잇달아 펼쳐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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