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코로나19 언론보도를 두고 “지난 100일간 언론 스스로 우왕좌왕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정준희 교수는 “언론은 코로나19 확산세에서 정부를 비판했지만, 확산세가 둔화하자 ‘정부는 자화자찬하지 말라’고 보도했다”면서 “자기성찰이 없다. 언론이 독자가 아닌 일부 정파·광고주를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언론은 코로나19 확산국면에서 “정부가 우왕좌왕, 뒷북 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초동대처 우왕좌왕…'메르스 백서' 읽어는 봤나(2020.02.05.)>, 중앙일보 <[사설] 정부의 우왕좌왕·뒷북·눈치보기가 신종 코로나 사태 키워(2020.02.07.)>, 문화일보 <우한 폐렴 대책 우왕좌왕하는 정부 못 믿어(2020.02.07.)> 등이다. 이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관련 언론보도 (사진=네이버 뉴스화면 갈무리)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자 언론은 “정부는 자화자찬하지 말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당청이 "한국식 방역이 세계 표준"이라며 연일 자화자찬한다”는 기사를 냈고, 문화일보는 <‘국난 극복’ 민간은 일류, 정부는 생색>이라는 김성철 서울대 교수 시평을 게재했다.

이와 관련해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2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언론이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까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준희 교수는 “실제로 지난 100일간 언론은 스스로 우왕좌왕했다”면서 “언론은 정확하게 어떤 정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는지 잘 모른다. 자화자찬할 수도 없을 정도로 자기 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정준희 교수는 “언론은 ‘의료진·국민이 대처를 잘한 것이지 정부는 잘한 게 없다’는 논조를 보인다”는 진행자 말에 “처음에 언론은 한국 국민을 칭찬한 게 아니라 일본국민을 칭찬했다”고 설명했다. 정준희 교수는 “(일본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 칭찬은 차마 못 하니까 지금 와서 국민 칭찬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희 교수는 “정부한테 비판의 잣대를 들이미는 건 좋은데, 중요한 건 자기성찰”이라면서 “언론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준희 교수는 “언론이 구독자를 바라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면서 “언론은 독자가 아니라 일부 당파와 광고주를 바라보고 있다. 언론이 주로 소통하는 사람이 고위 관료이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준희 교수는 14일 나온 ‘IMF 2020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관련 보도를 예로 들었다. 앞서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2%로 분석했다. 이를 조선일보 등 언론은 한국 경제가 비상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세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다. 세계 평균 성장률은 –3%다. 주요 국가의 경우 미국 -5.9%, 일본이 –5.2%, 이탈리아 –9.1%, 그리스 –10% 등이다.

정준희 교수는 “보고서는 한국이 선대응을 잘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면서 “마이너스가 아니라 상대적 수치가 중요한 거다. 그런데 언론은 마이너스만 강조하면서 ‘난리가 났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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