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3년 연속 40위대를 유지했다. 올해는 전년도보다 한 단계 떨어진 42위다.

언론의 자유 증진과 언론인 보호 활동을 진행하는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21일 ‘2020년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해 41위에 이어 42위를 차지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70위로 떨어진 이후 2017년 63위, 2018년 43위로 오른 뒤 40위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47위까지는 노란색 국가로 언론자유지수가 ‘만족스러운 상황’으로 분류된다. 조사대상국은 180개국이다.

2020 세계연론자유지수에서 1위는 4년 연속 노르웨이가 차지했고 핀란드는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북한은 180위, 중국은 177위로 최하위권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67위에 이어 66위를 기록, 홍콩은 73위에서 80위로 하락해 현저한 문제를 나타내는 주황색 국가로 분류됐다.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곳은 말레이시아(101위→22위)와 몰디브(79위→19위)다. RSF는 상승세의 이유로 정권교체에 따른 효과라고 말했다.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곳은 아이티(62위→83위)로 지난 2년 동안 폭력 시위가 지속되면서 기자들이 표적이 됐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전세계 미디어 자유 수준을 측정하는 ‘글로벌 지표’가 0.9% 소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언론자유도 상태가 ‘좋다’는 흰색 국가 비율이 8%로 변함 없으며 ‘매우 나쁘다’를 뜻하는 검은색 국가 비율이 18%로 2%p 증가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2020년 세계언론자유지수. 파란색으로 표시한 곳이 대한민국이다.

한편 국경없는 기자회는 코로나19가 자유로운 보도권, 독립성, 다양성,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권리를 위협하는 등 언론의 위기를 증폭시켜 저널리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델로이어 RSF 사무총장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그 자체가 (언론 자유를)악화시키는 요인이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권리를 위협하는 부정적인 요소”라며 “정보의 자유, 다원주의, 신뢰성은 2030년에 어떤 모습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오늘날에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코로나 팬데믹 관련 보도 자유 억압과 언론자유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봤다. 중국(177위)와 이란(170위→173위)은 코로나바이러스 정보를 광범위하게 검열했다. 이라크(156위→162위)에서는 기사를 통해 공식 코로나바이러스 수치를 요구한 매체의 허가증을 3개월 동안 박탈했다.

델로이어는 “공중보건의 위기는 권위주의 정부들에게 악명 높은 ‘쇼크 독트린(Shock Doctrine)’을 실행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 결정이 향후 10년의 재앙이 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기자들이 신뢰받는 제3자의 역할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기자들은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쇼크 독트린'이란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을 때 시민들의 공포를 이용해 지배세력을 위한 체제를 강화시키는 수법을 말하는 것으로 캐나다 저널리스트인 나오미 클라인이 만든 개념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