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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TV조선 '조건부 재승인' 실효성 논란경향·한겨레, "방통위 '솜방망이' 종편 심사"…"이번이 마지막 기회"에 매번 '조건부'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4.21 11:55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정성 심사에서 과락 평가를 받은 TV조선, '검언유착' '취재윤리 위반' 의혹 등이 불거진 채널A에 조건부 재승인을 결정하자 언론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반복적인 조건부 재승인 결정의 합리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재승인 조건의 실효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1일 경향신문은 사설 <또 '조건부 재승인' TV조선·채널A, 방송 공공성 실천해야>에서 "두 방송이 막말, 왜곡·편파, 선정 방송으로 시청자 권리를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에 합당한 결정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20일 방통위는 재승인 심사 결과 중점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부문에서 과락을 받은 TV조선에 점수 미달, 과락 재발 시 재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의 3년 재승인을 결정했다. 또 '검언유착' '취재윤리 위반' 등의 의혹이 불거진 채널A에는 수사결과 등을 통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재승인이 취소될 수 있는 '철회권 유보' 조건의 4년 재승인을 의결했다. 

TV조선에 대한 방통위의 조건부 재승인은 이번이 세 번째다. TV조선은 2014년 재승인 심사에서 공정성, 사업계획서 불이행 등의 문제로 방통위로부터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2017년엔 재승인 기준 점수 650점에 미치지 못하는 625.13점을 획득했지만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당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발언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동일한 표현의 발언이 어제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어졌다. TV조선 청문위원회는 TV조선의 공정성 개선 가능성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 재승인 거부 의견을 방통위에 제시했다. 

경향신문은 "두 방송은 줄곧 방송의 공공성에서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재승인 심의·의결 기구인 방통위가 매번 '조건부' 카드만으로 단순 통과의례처럼 재승인 심사를 실시한다면 요식 행위에 그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방통위는 다음 심사 때 연속 과락이나 기준 점수 미달이 발생하면 재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 21일자 경향신문,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사설 <종편 또 '조건부 재승인', 어물쩍 넘어가선 안된다>에서 이번 재승인 조건의 허점을 짚었다. 언론 등지에서는 두 방송사에 역대 가장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조건에 따라 재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일종의 '단서'가 붙었다는 사실이 강조되고 있다. 방통위가 두 종편사의 소유·경영 분리를 통한 방송 독립성 강화를 위해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조선일보, 동아일보 등)가 종편사의 사내이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조건 등을 부가한 것도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는 "엄격한 재승인 조건을 제시한 듯 보이나, 실효성이 있으려면 챙겨야 할 것이 많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채널A는 취재윤리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일탈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방통위가 권고한 외부인사가 포함된 조사위원회 구성도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수사 결과를 놓고 법적 공방이 길게 이어질 수 있어 자칫 시간만 허비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한상혁 위원장을 비롯한 방통위원 3명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로 언론시민사회에서는 방통위가 주요 판단과 책임을 다음 방통위, 수사기관 등으로 넘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직전 심사에서 조건부로 재승인된 TV조선은 다시 3년을 벌었다. 이번에 불거진 문제가 반복되면 바로 취소한다지만, 심사는 다음 정권의 일"이라면서 "오보, 막말, 편파방송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승인 검증을 우회하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TV조선이 이번에 다르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방통위의 종편 심사는 그동안 '솜방망이'란 지적을 받았다"며 "이번에도 스스로 내건 조건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 종편에 대한 비판이 방통위로 번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방통위가 TV조선 재승인 취소 결정을 하지 못한 배경에는 취소 결정 시 TV조선측이 제기할 수 있는 소송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영철 CBS 대기자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제는 승인을 취소할 경우 TV조선 방송이 끊기느냐,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며 "1년간 더 유지하게 돼 있는 규정도 있고 또 곧바로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되지 않겠나.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기자는 "2017년처럼 650점(재승인 기준)에 미달했다면 방통위 승소 가능성이 높을텐데 방송의 공적 책임성 부분에 미달했다. 취재를 해보니 이 정도로는 가처분 인용은 당연한 것이고 본안 소송에서도 TV조선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법조인들이 많았다"며 "방통위도 법률 자문을 통해 이런 걸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제도를 다시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심사 틀이 650점 이하를 받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디폴트값이 너무 많다"며 "예를 들어 시청자위원회를 구성하기만 하면 그 시청자위원회가 요식행위에 그치는 수준인지, 정말 바람직한 시청자위원회인지 평가해 점수가 차별화되어야 하지않나. 재승인·재허가 관련 일련의제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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