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오늘(17일) 예정됐던 방송통신위원회 TV조선·채널A 재승인 관련 의결이 20일 오후 2시 30분으로 연기됐다. 허욱 방통위 상임위원이 부인 건강 문제로 회의에 불참하게 되면서다.

이날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박동주 방통위 대변인은 의결 정족수는 충족하지만 종편 재승인 문제는 상임위원 전원이 모여 의결하는 것이 맞다는 방통위원들 의견이 모아져 회의를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재승인 문제는 20일까지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다음 주 월요일(20일)에는 반드시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허 상임위원이 오는 20일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날은 반드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TV조선과 채널A 재승인 유효기간은 오는 21일까지다.

지난달 26일 방통위는 TV조선, 채널A 재승인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TV조선과 채널A는 각각 총점 1000점 중 653.39점과 662.95점을 획득했다. TV조선의 경우, 중점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실현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에 대한 평가점수가 배점의 50%에 미달했다.

종편 재승인 기준은 1000점 만점 중 650점 미만이면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가 가능하다. 단, 650점 이상이라도 중점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 '방송프로그램 기획‧편성'이 배점의 50%에 미달하게 되면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가 가능하다. 개별 심사사항의 평가점수가 배점의 50%에 미달한 경우나 재승인 신청서류에 기재된 내용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경우에도 조건부 재승인이 가능하다.

당시 방통위는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편성‧보도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을 확인한 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TV조선에 대해서는 추가 청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지난달 3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로 채널A 검언유착·취재윤리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 취재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 9일과 10일에 걸쳐 채널A와 TV조선 경영진에 각각 청문 절차를 진행했다.

최근 방통위에 두 종편의 재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전국 241개 언론시민단체 연대체 '방송독립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이날 정부청사 앞에서 재승인 취소를 거듭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두 차례 기자회견과 농성을 진행하고, 방통위원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며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재승인 거부를 촉구했지만 방통위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방통위는 이제라도 원칙적으로 상식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행동은 TV조선이 2017년 재승인 심사에서 공정성 항목에서 전체 배점의 52%를 받아 엄격한 이행계획을 재승인 조건으로 부여 받았음에도 또 같은 항목에서 과락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TV조선의 계획 이행 의지가 없다는 게 이번 심사 결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또 시민행동은 채널A의 검언유착·취재윤리 위반 의혹에 대해 "현재 채널A가 제출을 미루고 있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방지대책은 심사용으로 제출한 이행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바로미터"라며 "방통위가 채널A 진상조사 결과 없이 재승인을 의결한다면 과락이 적용되는 중점사항 항목에 대한 부실한 평가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시민행동측은 방통위가 채널A 재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면, 최소한 '시한부 재승인'을 결정해 진상조사 결과 등에 따라 관리·감독 기관의 임무를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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