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보이' 박태환(단국대)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약 8개월 만에 나선 공식 대회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다음 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전망을 밝게 했습니다. 박태환은 전력 점검을 위해 출전한 미국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자유형 100m, 200m, 400m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이루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2009년 주춤했다가 이후 운동에만 집중하며 다시 제 기량을 찾은 박태환의 상승세가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향후 경기에 많은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특히 박태환은 자유형 100m에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물리치는 성과를 내며 주목받았습니다. 주종목은 아니지만 200, 400m의 훈련 극대화를 위해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열을 올린 이 종목에서 48초92를 기록하며, 49초61에 그친 펠프스를 제압했습니다. 세계선수권, 올림픽 수준의 대회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펠프스도 경기 후 박태환의 실력에 놀랐을 만큼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자신감도 찾고, 깊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조지 F. 헤인즈 국제수영센터에서 열린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도 우승해 대회 3관왕에 오른 박태환(22.단국대) 선수가 시상식에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은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점검하고 한 달 뒤에 있을 세계선수권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때문에 전력을 다한 것도 아니었고,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사실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지대 훈련을 오래 하다보니 체력도 떨어져있었고, 더욱이 그동안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던 실외에서 경기가 치러져 경기력 조절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태환은 돌핀킥, 잠영, 막판 스퍼트 등 훈련에서 했던 것들을 일부 점검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서 3개 종목 우승이라는 결과를 냈습니다. 모두 자신의 최고 기록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본 시합을 위해 거쳐가는 대회에서 훈련 성과를 점검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차이가 나지 않은 기록을 낸 것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자유형 100m는 자신의 최고 기록에 0.22초, 자유형 200m는 1.12초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요. 8개월 만에 나선 실전 대회에서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자신의 최고 기록과 큰 차이 없이 경기를 소화하며 아주 잘 준비하고 훈련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일단 박태환의 당면 과제는 바로 세계선수권 우승입니다. 많은 팬들이 기억하겠지만 2년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은 박태환에게 악몽과도 같은 대회였습니다. 자유형 200, 400, 1천500m 그 어느 종목도 결선에 오르지 못하며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부활하기는 했지만 세계무대에서 '박태환'이라는 이름 석 자를 다시 알리기 위해서는 세계선수권 우승이 절실합니다. 때문에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를 악물고 훈련에 몰입했고, 조금씩 연습의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더욱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종목에 더욱 집중하면서 우승 뿐 아니라 좋은 기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당면해 있는 목표, 과제는 당장 다음 달에 있을 세계선수권 제패겠지만 박태환은 어쩌면 더 먼 미래를 내다볼지도 모릅니다. 그건 바로 런던올림픽일 것입니다. 이번에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런던올림픽 제패의 꿈도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 올림픽 대회를 통해 박태환은 한국 수영 뿐 아니라 세계 수영사에도 '자유형만큼은 참 잘 하는 선수'로 남기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승도 우승이지만 어떻게 보면 박태환의 마지막 목표일 수 있는 '세계 기록' 작성을 위해 기나긴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전신 수영복이 금지된 가운데서 꾸준하게 기록을 내고 있는 박태환이라면 분명히 도전할 만 하며, 그 무대는 현역 은퇴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 런던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올림픽 자유형 200m 맞대결이 예상되는 마이클 펠프스와의 대결에서 펠프스를 꺾는 '엄청난 장면'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장면들입니다.

마린 보이의 힘찬 도전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꾸준하게 진화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마린 보이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세계선수권 뿐 아니라 런던올림픽을 향한 그의 역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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