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검찰과 채널A 기자가 유착해 친노 성향의 사기 범죄자를 압박,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려했다는 의혹이 MBC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검찰 측은 채널A 기자와 접촉하거나 관련 수사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장인수 MBC 기자는 채널A 기자의 취재과정을 보면 검찰과 언론의 유착 정황이 짙다고 했다. 검찰 내부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수사 시기와 과정, 규모 등을 채널A 기자가 미리 언급했고 추후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4월 1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장인수 MBC 기자(왼쪽)와 김종배 시사평론가(오른쪽).

앞서 지난달 31일 MBC '뉴스데스크'는 금융 사기죄로 수감 중인 전 '신라젠'의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 제보 내용을 보도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채널A의 한 법조 기자가 신라젠 행사에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유 이사장의 비위를 알고 있으면 털어 놓으라면서 접촉을 해왔고, 그 취재 방식이 공포스러웠다고 한다. 채널A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 검사장과의 친분을 앞세워 이 전 대표가 협조할 시 검찰 수사에서 가족은 다치지 않게 해주겠다는 조건을 붙였다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검찰이 신라젠의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다시 시작했고, 자신의 취재 결과 모든 의혹을 이 전 대표에게 넘기는 '꼬리 자르기'가 있었다며 유 이사장을 비롯한 현 여권 인사들의 관련성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다.

장인수 기자는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 내부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얘기를 채널A 기자가 한다"며 지난 2월 채널A 기자가 '6명의 검사가 투입됐다', '시간이 지나면 수사 검사가 더 늘어날 거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선수들을 정했다', '검찰이 대표님 부동산 자금 추적에 착수했다', '비서로 근무한 임씨도 검찰조사를 받게 될 거다', '대표님은 3월 중순쯤 검찰이 조사 받으러 오라고 할 거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장 기자는 "채널A 기자는 3월 중순쯤 되면 이 전 대표를 검찰에서 불러 조사할 거라고 여러차례 얘기한다. 진짜로 (이 전 대표는)3월 12일 조사를 받았다"면서 "수사 검사가 대 여섯명 투입됐다고 하는데, 이 전 대표는 남부지검 국민조사 2부에 박모 검사한테 조사를 받는다. 2~3일 후 다른 이사가 조사를 받는데 그 사람은 남부지검 금융조사 1부 검사한테 조사를 받는다. 두 개 부서가 동원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기자는 보도에서 언급된 채널A 기자와 검사장 녹취록과 관련해 "해당 검사장은 '난 그런 사실이 없다', '통화한 적 없다'고 밝혔는데, 채널A 기자가 (이 전 대표측에)와서 '윤석열 최측근' 인터넷에 쳐보면 나온다고 알려준다"며 "그래서 (이 전 대표측은)실제로 인터넷에 쳐본다. 사진이 나오니까 사진을 가리켜 '이 사람이냐'하니 채널A 기자가 끄덕끄덕 한다"고 전했다.

장 기자는 "그 다음 (채널A 기자가)녹취록을 들려주는데 들어보니 바로 그 사람(검사장) 목소리인 것"이라며 "(이 전 대표측이)목소리를 어떻게 아느냐 하면, 채널A 기자가 처음부터 통화 녹음을 들려주겠다고 해서 채널A 기자를 만나기 전에 언론에 공개됐던 검사장 목소리를 듣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해당 검사장은 채널A 기자와 녹취록과 같은 통화를 했는지 묻는 MBC 질문에 "신라젠 사건 수사를 담당하지 않고 있고,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수사상황을 전달하거나 녹취록과 같은 대화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신라젠 사건과 관련된 녹취록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종편 기자를 접촉하거나 수사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MBC는 오늘 저녁 '뉴스데스크'를 통해 수감중인 이 전 대표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후속보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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